저는 필리핀에서 온 결혼이민자입니다. 필리핀에서 온라인 영어교육 회사 인사 담당자로 일할 때 지금의 남편을 만났습니다. 저는 필리핀에서, 그는 한국에서 일했는데 몇 달 뒤 그가 우리 회사를 방문했습니다. 남편은 직원들에게 점심을 대접했는데 저는 곧 자리를 떠야 했습니다. 토요일이라 교회 예배팀 모임에 가야 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양해를 구하자 남편은 “나도 기독교인”이라며 “내일 당신이 다니는 교회로 가도 되느냐”고 물었습니다.
다음 날 남편은 우리 교회로 와 제가 예배를 인도하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간 그는 8개월간 종종 메시지를 보내고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그러다 필리핀으로 와 프러포즈를 했고 우리는 2013년 결혼해 한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해심 많고 책임감 있는 남편을 만난 저는 축복받은 사람입니다. 남편에게 “어떻게 우리가 여기까지 오게 됐을까”라고 물어볼 때마다 그는 “모두 하나님의 은혜”라고 합니다. 저 역시 동의합니다.
한국 남자와 국제결혼 할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하나님의 계획이 제 계획보다 더 좋다고 믿습니다. 필리핀을 떠나 한국에서 가정을 꾸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한국어로 대화하기까지 5년이 걸렸는데 그동안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남편과 시어머니가 언성을 높일 때면 방에서 혼자 울곤 했습니다. 저는 나중에서야 경상도 사람의 대화가 싸우는 것처럼 들린다는 걸 알았습니다.
저는 결혼 이듬해에 한국인만 있는 교회로 출석했습니다. 주일마다 예배에 참석했는데 설교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한번은 스마트폰 번역 앱을 켜다가 교회 장로님의 눈총도 받았습니다. 차가운 그 시선이 얼마나 큰 상처였는지 모릅니다.
저는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교회, 내 집 같은 교회를 갈망했습니다. 하나님이 이 기도에 응답해 우리 가족을 지금의 교회로 인도했습니다. 교회에 처음 갔을 때 한 필리핀 자매가 따뜻한 포옹으로 맞이한 것이 기억납니다.
우리 교회엔 미국과 캐나다 등 여러 국적의 성도가 있습니다. 고향을 떠나 한국서 가족을 찾는 이들입니다. 교회는 우리를 가족처럼 대했습니다. 주님께서 우리 교회 구성원 모두에게 풍성한 축복을 주길 기도합니다.
웬디 울산 시티센터교회 청년
[이것이 나의 간증이요] 남몰래 울던 국제 결혼생활… 시티센터교회서 가족 품 느껴
입력 2025-08-16 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