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유발 광주 양과동 SRF 결국 가동중지절차 돌입

입력 2025-08-15 00:51
14일 오전 광주 남구 양과동 광역위생 매립장 내 가연성폐기물 연료화시설(SRF)에서 열린 ‘악취 해결을 위한 간담회’에서 주민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광역시와 남구가 수년간 악취 민원이 쏟아진 양과동 가연성폐기물 연료화시설(SRF)에 대한 가동 중지 절차를 밟기로 했다. 양과동 SRF는 포스코이앤씨가 운영 중이다.

14일 광주 남구 양과동 SRF에서 열린 ‘악취 해결을 위한 주민 간담회’에서 시설 인근 효천지구 주민들은 강력한 항의와 함께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간담회에는 강기정 광주시장을 비롯해 김병내 남구청장, SRF 관계자, 주민 200여명이 참석했다.

주민들은 간담회에 ‘SRF시설 폐쇄하라’는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가동 중지” 구호를 외치면서 “악취 민원이 제기된 지 3년이 넘었다”며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선 광주시와 남구를 비판했다. 한 주민은 “극심한 악취로 밥을 먹는 것도 힘들다. 문을 열 수도 없는 지경”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SRF 시설의 가동을 중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행정처분 권한을 가진 남구 역시 SRF 운영사인 포스코이앤씨에 경고 처분을 내리는 한편 악취가 줄어들지 않을 경우 9월 10일을 전후로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겠다고 약속했다.

광주시는 또 악취관리법에 따라 효천지구 일대를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주민들이 요구하는 민관 합동 TF를 구성하고 복합악취 성분 검사도 의뢰키로 했다.

주민들이 뒤늦은 행정처분을 나무라며 고성 항의를 이어가자, 강 시장은 간담회를 마치기 전 간담회장을 빠져나갔다. 김 구청장은 “주민들의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행정 절차로 가동을 중단시키려고 한다. 강 시장과 지혜를 모아 어떻게든 해결하겠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양과동 SRF는 올해 6월과 이달 초 네차례에 걸쳐 이뤄진 오염도 검사 결과에서 법적 기준치를 초과한 복합악취 수치가 측정돼 논란이 일었다. 남구는 측정 수치를 근거로 지난 12일 SRF 운영 업체를 고발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광주시와 남구가 부적합한 결과를 알면서도 2개월간 알리지 않았다며 항의해왔다.

광주=이은창 기자 eun526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