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대표 ‘K9 자주포’, 베트남 간다… 3500억 규모, 동남아·공산권 첫 수출

입력 2025-08-15 00:55

한국 방산의 대표주자 ‘K9 자주포’(사진)를 베트남에 공급하는 계약이 성사됐다. K9이 동남아시아에 수출되는 건 처음이다. 베트남은 세계 11번째 K9 도입 국가가 됐다.

14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말 정부 간(G2G) 거래로 베트남에 K9 자주포를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25문 이상, 금액으로는 2억5000만 달러(약 3500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은 K9 자주포의 첫 동남아시아 진출이자, 베트남에 국산 무기를 수출한 첫 사례다. 베트남에는 과거 한국이 퇴역 초계함을 무상으로 공여한 적이 있을 뿐 무기를 판매한 경우는 없었다. 공산주의 국가에 ‘K-방산’을 처음으로 수출한다는 의미도 있다. 베트남은 자본주의 경제를 수용한 뒤에도 공산당 유일 정당 체제를 유지하는 국가다.

K9 자주포는 경쟁 제품인 독일의 자주포보다 저렴하면서도 성능이 뛰어나 해외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간 K9 자주포를 도입한 국가는 튀르키예 폴란드 핀란드 에스토니아 노르웨이 이집트 인도 호주 루마니아 등이다. 스프래틀리 군도(베트남명 쯔엉사 군도) 등을 놓고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베트남은 국제 방산시장에서 성능이 입증된 한국산 K9 도입에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K9 자주포의 세계 자주포 시장 점유율은 절반 가량에 이른다. 폴란드 공급 물량이 원활하게 수출되면 점유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폴란드와 계약한 K9 자주포는 2022년 1차 계약 물량 212문, 2023년 2차 계약 물량 152문이다.

K9 자주포는 155㎜ 포신을 쓰며 K307포탄을 통해 사거리 약 40㎞까지 화력 지원이 가능하다. 통상 분당 6~8발 사격이 가능하고, 급속 발사시 15초 이내 포탄 3발을 쏠 수 있다. 사격 직후 60초 안에 다음 사격 모드로 전환하는 ‘신속 진지 변환’ 기능이 강점이다. 한국의 산악지형부터 사막 설원 정글 등 열악한 여건에서 기동성·생존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