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은혜로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 감사와 찬양을 드립니다. 광복 80주년을 맞는 아침입니다. 우리에게 주신 해방과 자유의 은혜가 들불처럼 피어나게 하옵소서. 하나님 앞에서 각기 누리는 자유가 타인이나 공권력으로부터 침해받지 않는 자유이지만 동시에 하나님 안에서 상호 존중과 상생을 바탕으로 공동체를 살리는 자유임을 깨닫고 실천하게 하옵소서.
이 땅에 하나님의 공의가 강물처럼 흐르게 하옵소서. 강 이편의 물과 저편의 물이 뒤섞이며 민주적 화음의 강물을 이루게 하시고, 하나님을 믿는 성도와 교회가 강물을 썩지 않게 지키는 소금의 역할을 하게 하시고 당신의 도도한 역사를 비추는 빛이 되게 하옵소서.
하지만 주님, 지금 우리는 소금은커녕 오물로 지탄받아 하나님 영광을 가리고 교회의 진정성이 의심받는 비극적 현실을 목도합니다. 극단적 이념 추구가 하나님의 이름으로 서로를 악마로 만들고 사회를 분열시키며 공멸의 길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기독교 신앙이 이권 옹호의 수단으로 오용돼 하나님 나라의 선교와 전도의 길을 막고 있습니다.
욕심이 잉태하면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하면 사망을 낳는다는 말씀을 되새깁니다.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회개합니다. 이 모든 게 우리 죄책이요 허물입니다. 채찍으로 벌하시면 달게 받겠습니다. 하나님 외에 어떤 우상도 ‘신’으로 섬기지 말라는 계명을 신앙생활의 길잡이 삼아 하나님 나라를 일구는 일에 헌신하게 하옵소서.
회개하고 거듭난 새 신자, 새 교회 되어 하나님 공의와 사랑에 동참하게 하옵소서. 이 땅에 하나님의 주권이 바로 서고 하나님 나라가 임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박종화 경동교회 원로목사
◇경동교회(임영섭 목사)는 광복을 맞은 1945년 영락교회(김운성 목사) 서울성남교회(박종화 목사)와 같은 날(12월 2일) 설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