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3일 발탁한 장차관급 인사 중엔 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18기) 동기인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과 이찬진 금감원장이 포함됐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조원철 법제처장, 오광수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에 이어 사법연수원 18기만 이재명정부에 5명째 이름을 올린 것이다. 믿을 만한 사람에게 중책을 맡기는 이 대통령 스타일이라지만 지나친 친분 위주 인사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차 위원장은 경남 마산(현 창원) 출신으로 마산고를 졸업하고 부산대에서 법학박사까지 마쳤다. 사법연수원을 이 대통령과 함께 18기로 수료한 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부산대 총장, 국가거점국립대총장협의회장 등을 거쳤다.
차 위원장은 지난 4월 부산시교육감 재선거에 진보 진영 후보로 출마했다가 선거 전 사퇴했다.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씨에 사과한 것이 논란이 됐다. 차 위원장은 2월 12일 기자회견에서 “당시 수사가 정치 검찰의 표적 수사임은 부정할 수 없다”며 “총장이 학생(조씨)을 지키지 못한 엄연한 사실에 대해 안타까움과 미안함은 그때와 지금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찬진 신임 금감원장도 사법연수원 18기 출신이다. 이 원장 또한 민변에서 부회장까지 지냈고, 성남시에서 고문변호사를 맡았다.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등을 변호했다. 최근엔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 사회1분과장을 맡았다. 이 원장은 연수원 생활 동안 이 대통령이 의지한 운동권 서클 ‘기(期)모임’ 출신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도 기모임 멤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사정을 잘 아는 한 정치권 인사는 “18기는 정원이 약 300명이라 동기끼리 다 친분이 있다. 이 원장은 이 대통령과 노동법학회도 같이 했다”며 “이 대통령이 자신의 의중을 정책으로 잘 실현하기 위해 믿을 만한 사람을 선택한 것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충남 보령 출신으로 공주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원민경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서울 출신으로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을 30기로 수료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원 후보자에 대해 “성별 갈등은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인식으로 양성평등을 지향하는 대통령의 뜻에 부응해 통합과 포용으로 성평등 대한민국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서울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주리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35회)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과 1차관 등을 거친 관료 출신이다. 강 실장은 “경제 관료로 쌓은 경륜을 바탕으로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금융정책, 건전한 자본시장 활성화 등 이재명정부의 금융 철학을 충실히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전북 정읍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에서 학·석사를 마친 뒤 미국 로체스터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캔자스대 경제학과 조교수, 한국응용경제학회장 등을 거쳐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했다.
김호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장은 광주 출신으로 고려대 농업경제학과에서 박사까지 마쳤다. 충남 3농혁신위원장, 한국농식품정책학회장 등을 거쳐 단국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로 활동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