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조선소 현장 직접 보니 ‘마스가’ 성공 확신”

입력 2025-08-14 00:15
조현(왼쪽 여섯번째) 외교부 장관과 조셉 윤(왼쪽 일곱번째) 주한미국대사대리, 국회의원단 등 관계자들이 13일 울산 HD현대중공업 본사에서 2400t급 원해경비함 ‘라자 술라이만함’ 앞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HD현대 제공

오는 25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조현 외교부 장관과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가 13일 HD현대 울산조선소를 찾았다. 한·미간 조선 협력 강화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 실행 방안을 함께 점검하는 동시에 한국이 미국 조선업 부활을 위한 핵심 파트너임을 재확인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조 장관과 윤 대사대리는 김석기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김기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지원 특별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김상욱·김태선, 국민의힘 김건 의원과 함께 HD현대중공업을 방문했다. 한·미 고위급 인사들의 국내 조선소 동반 방문은 이례적인 일이다.

외교부는 기업 목소리를 직접 청취해 양국이 조선업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이날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HD현대는 이달 초 미 해군 7함대 소속의 4만1000t급 화물보급함 ‘USNS 앨런 셰퍼드’함의 정기 정비 사업을 수주했다. 한·미 관세협상 타결 이후 첫 조선업 협력 사례였다.

방문단은 상선 건조현장에서 실제 선박의 건조 작업을 살펴보고, 함정 등을 주로 건조하는 특수선 야드도 둘러봤다. 건조가 완료돼 조선소 내 정박 중인 차세대 이지스함 ‘다산정약용함’ 관련 브리핑도 진행됐다.

조 장관은 “현장을 직접 확인하니 마스가 프로젝트의 성공을 확신하게 된다”며 “프로젝트가 원활하게 진척될 수 있도록 꼼꼼히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동맹이 안보뿐 아니라 경제 및 첨단기술 분야까지 아우르는 포괄적 전략 동맹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며 “조선업 협력이 동맹 발전을 위한 핵심축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미국과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대표는 “한·미 동맹의 새로운 상징으로 떠오른 마스가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HD현대는 역할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한·미 양국의 이익과 조선업의 발전을 위해 함께 나가자”고 호응했다.

마스가 프로젝트는 양국 관세 협상에서 한국이 제안한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 패키지 중 1500억달러를 차지하는 대형 사업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국의 조선업 부흥과 해군력 강화를 위해 이번 프로젝트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의회는 지난 1일 미국 기업이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에서 선박 개조 작업을 한 경우 수입세를 면제하는 법안을 발의하며 프로젝트에 힘을 실었다.

한·미 정상회담 기간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함께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를 방문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화그룹이 인수해 운영 중인 필리조선소는 국내 기업의 첫 미국 조선업 진출 사례이자, 한·미 조선업 협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소로 꼽힌다. 관세협상 타결 직전인 지난달 30일 존 펠런 해군성 장관 등 미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필리조선소를 찾았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