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SG 랜더스가 주축 타자들의 부활에 힘입어 기지개를 켜고 있다. 마운드가 건재함을 과시하는 가운데 타선까지 살아나자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투타 조화 속에 리그 3위까지 넘보고 있다.
SSG는 13일 기준 2025 KBO리그에서 54승 4무 49패를 기록하며 4위에 올라 있다. 후반기 초반 7위까지 추락했으나 8월에만 6승(3패)을 챙기며 순위를 가파르게 끌어올렸다. 전날 승리로 3위 롯데 자이언츠와의 격차를 2경기로 좁혔다. 지난 8∼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3연전이 결정적이었다. 승부처로 꼽혔던 시리즈에서 비로 취소된 9일을 제외한 나머지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냈다.
시즌 내내 침체해 있던 타격이 상승세를 맞았다. 전날 기준 SSG의 시즌 팀 타율은 0.245로 9위다. 그러나 8월 타율을 0.257(5위)까지 끌어올리며 반전에 성공한 모습이다. 평균자책점 3.46(2위)으로 리그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마운드와도 투타 균형을 이루기 시작했다.
외국인 타자 길레르모 에레디아의 반등이 특히 고무적이다. 그는 시즌 중반까지 지난해 타격왕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반기 부상으로 43경기 출전에 그치며 타율 0.277에 머물렀다. 외국인 선수 중 최고 연봉(180만 달러)을 받고도 걸맞지 않은 성적으로 퇴출설까지 돌았다. 후반기에는 타율 0.409(66타수 27안타)로 고공비행하며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레전드’ 최정도 절친한 후배의 일침에 각성했다. 그 역시 전반기 부상 후유증으로 타율이 0.198(172타수 34안타)에 그치며 고전했다. 팀 동료이자 주장인 김광현은 지난달 26일 최정의 분발을 요구했다. 다음 날 곧바로 멀티 홈런을 날린 최정은 8월에만 결승타 2개를 터트리는 클러치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전반기 막판 이숭용 SSG 감독이 내놓은 구상대로 흘러가는 모습이다. 이 감독은 부진을 겪는 에레디아와 최정을 두고 “부상 후유증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적응을 위해 충분한 시간을 줄 계획”이라며 “후반기에 분명 좋아질 것으로 본다. 이들이 제 컨디션을 찾는 8월이 시즌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상으로 잠시 전열을 이탈해 있는 토종 에이스 김광현과 외국인 투수 미치 화이트는 복귀 담금질에 들어갔다. ‘가을 DNA’를 자랑하는 SSG에는 여러모로 반가운 소식이다. SSG는 전신 SK 왕조 시절부터 가을에 강했던 팀이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