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사태’ 권도형, 유죄 인정 감형 합의

입력 2025-08-13 18:35
사진=AP뉴시스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로 미국에서 사기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권도형(33·사진) 테라폼랩스 설립자가 유죄를 인정하는 대가로 형량을 낮추는 ‘플리바겐’에 합의했다.

권씨는 11일(현지시간) 뉴욕 남부연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사기 공모 및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혐의를 인정했다.

앞서 2022년 테라폼랩스의 테라·루나 코인 가치는 갑작스레 90% 이상 급락해 전 세계적으로 피해자가 발생했다. 피해액은 58조원으로 추정된다. 권씨는 같은 해 4월 싱가포르로 도피했다가 지난해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돼 미국으로 넘겨졌다. 뉴욕 남부연방지검은 권씨에게 사기 등 8개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권씨가 이날 유죄를 인정한 사기 공모,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죄의 합산 최대 형량은 25년이다. 검찰은 플리바겐 합의에 따라 남아 있는 혐의에 대해 추가로 기소하지 않고 최대 12년형을 구형하기로 했다. 또 권씨에게서 1900만 달러(262억원)와 그 외 다른 일부 재산을 환수하기로 했다.

권씨의 한국 송환 가능성도 열렸다. 최종 형량의 절반을 복역하고 재산 환수 등 플리바겐 조건을 준수할 경우 권씨가 국제수감자이송(international prisoner transfer)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미 법무부가 이를 거부하지 않도록 했다. 즉 권씨가 한국행을 원하면 형기의 절반을 한국에서 채울 수 있다는 것이다.

권씨에 대한 선고는 오는 12월 11일 진행된다. 최종 형량은 판사가 결정하기 때문에 검찰이 구형하는 최대 12년보다 높은 형이 선고될 가능성도 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