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구속 결정타는 목걸이 의혹… ‘모르쇠 전략’ 독 됐다

입력 2025-08-13 00:52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는 “증거 인멸 염려가 있다”는 김건희 특검 측 주장이 설득력 있다고 본 법원 판단이 작용했다. 특검이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를 전달했다는 서희건설 측 자수서를 공개했는데도 김 여사가 “(목걸이를) 받은 적 없다”고 답변한 것은 영장 발부의 결정적 장면으로 꼽힌다. ‘모르쇠 전략’이 되레 독이 된 셈이다.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2일 밤늦게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특검은 법원에 제출한 848쪽 분량의 구속 의견서를 통해 증거인멸 우려를 부각시키는 데 집중했다.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한 만큼 증거인멸 시도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였다.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가 2011년 1월 미래에셋증권 직원에게 “거기에 내가 일단 40%를 주기로 했다”고 한 통화 녹음파일 등을 제시했다. 명태균씨 공천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이 “(공천 확정 전날)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전화 받은 사실이 있다”고 한 진술 등을 내밀었다. 건진법사 청탁 의혹을 두고는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건넨 그라프 목걸이, 샤넬백, 천수삼농축차 등의 전달 일시와 가격을 특정하고 관련자 진술을 제시해 퇴로를 차단했다. 김 여사 측은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특히 김 여사가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때 착용한 반클리프 목걸이를 두고 한 진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부장판사는 이날 4시간 30분간의 심사가 끝나갈 무렵 김 여사에게 “목걸이를 받은 적 없느냐”고 질문했고, 김 여사는 직접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는 정 부장판사의 유일한 질문으로 알려졌다.

특검이 전날 제출받은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의 자수서를 법정에 공개한 상황에서 김 여사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 어려웠다. 자수서에는 이 회장이 2022년 김 여사 측에 6000만원 상당 반클리프 목걸이를 구매해 전달했다고 시인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김 여사가 앞서 특검에 “목걸이는 2010년쯤 홍콩에서 산 모조품”이라고 진술한 것과는 양립 불가능한 내용이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재산 미신고 논란이 불거지면서 목걸이를 서희건설 측에 돌려준 사실도 공개했다. 이는 김 여사가 모조품을 준비하면서까지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정황이 됐다. 자수서 공개를 예상 못 한 김 여사 측 변호인은 당황하며 ‘별건 수사’라는 취지로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재판부는 특검에 “1분 내 짧게 끝내라”고 했고, 특검은 관련 변론을 의견서로 별도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여사는 이날 최후진술에서 “결혼 전 문제들까지 지금 계속 거론돼 속상하다”며 “판사님께서 잘 판단해 주십사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전직 대통령 부부 첫 동시 구속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구자창 양한주 차민주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