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특급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가 한 경기에서 두 차례 KBO리그 신기록을 달성하는 대업을 이뤄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폰세의 활약에 힘입어 사상 3번째로 통산 1000승을 달성했다.
폰세는 1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롯데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 투구로 시즌 15승(무패)째를 올렸다. 이로써 폰세는 개막 이후 개인 15연승에 성공하며 2003년 정민태(현대 유니콘스), 2017년 헥터 노에시(KIA 타이거즈)의 14연승을 뛰어넘었다.
동시에 역대 최소 경기 200탈삼진도 이뤄냈다. 시즌 23번째 등판이었던 이날 경기에서 삼진 9개를 보태며 전체 탈삼진 개수를 202개로 늘렸다. 2021년 아리엘 미란다가 두산 베어스에서 세운 기록(25경기)을 두 경기 앞당겼다. 폰세는 이제 미란다가 가지고 있는 KBO리그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225개) 경신에 도전한다.
김경문 감독은 이날 승리로 통산 1000승 감독 반열에 올랐다. 이는 KBO리그 44년 역사상 단 3명만이 가진 진기록이다. 앞서 ‘코끼리’ 김응용 감독(1554승)과 ‘야신’ 김성근 감독(1338승)이 이뤄냈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해 6월 11일 900승을 따낸 이후 강병철(914승), 김재박(936승), 김인식(978승) 감독을 차례로 넘어서며 통산 승수 3위에 올라 있다.
역대 최고령 1000승 기록도 갈아치웠다. 66세 9개월 11일의 나이로 김성근 감독이 가지고 있던 65세 8개월 21일을 경신했다.
2004년 두산에서 사령탑으로 데뷔한 김경문 감독은 두산에서만 512승을 수확했다. 2011년 NC 다이노스로 자리를 옮겨 384승을 챙겼다. 지난해 6년 만에 프로야구로 복귀해 104승을 추가했다.
다음 목표는 KBO리그 우승이다. 김경문 감독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명장 반열에 올라섰다. 그러나 정규시즌 우승 없이 한국시리즈 준우승만 4차례 차지하며 ‘2인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김응용 전 감독은 10회, 김성근 전 감독이 3회 우승한 것과는 대조된다.
올해 만년 하위권에 머물던 한화를 강팀 반열에 올려놓은 만큼 가능성은 충분하다. 한화는 이날 승리로 62승 3무 42패를 기록하며 선두 LG 트윈스와 1위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김경문 감독이 올 시즌 한화를 우승으로 이끈다면 김응용·김성근 감독도 이루지 못한 대업을 완수하게 된다. 두 감독은 2013∼2017년 차례로 한화 감독직을 맡았지만 우승에 실패했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