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메이저리그사커(MLS)에 입성한 손흥민에게 흠뻑 빠졌다. 단 한 경기 만에 경기장 안팎에서 ‘손흥민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에 이어 또 한 번 MLS에 신드롬이 일어날 조짐이다.
유럽에서 건너온 손흥민은 단 30분 출전만으로 MLS 대표 스타로 자리 잡았다. 현지 매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지난 11일(한국시간) MLS 역대 최고의 선수 10명을 선정하면서 손흥민을 4위로 꼽았다. 메시와 데이비드 베컴, 토마스 뮐러(밴쿠버 화이트캡스)의 뒤를 잇는다. SI는 “올여름 이적 시장은 리그 30년 역사상 가장 주목받는 시장”이라며 “손흥민은 경기장 안팎에서 스타가 될 것”이고 전했다.
경기력뿐 아니라 흥행 측면에서도 즉각 효과가 나타났다. 손흥민 이름이 적힌 LA FC 유니폼부터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프런트 오피스 스포츠에 따르면 판매량이 메시에 이어 MLS 전체 2위다. 손흥민은 입단 발표 이후 모든 스포츠 종목을 통틀어 선수 상품 판매 1위를 차지했다.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손흥민의 홈 데뷔전 티켓 가격도 치솟았다. 최저가가 약 200달러(27만원)로 이전보다 8배가량 비싸다. 좋은 좌석은 1000달러를 훌쩍 넘긴다.
MLS 홈페이지도 연일 손흥민 관련 소식으로 도배 중이다. MLS 공식 유튜브에 올라온 손흥민 교체 출전 영상은 12일 기준 조회수 150만회에 달한다. 메시가 속한 인터 마이애미를 제외하곤 10만회를 넘기는 일이 드물다. 엑스트라 타임토크는 “손흥민의 글로벌 팬덤이 LA에 상륙했다”고 짚었다. LA FC 동료인 라이언 홀링스헤드는 “LA에 오고 나서 손흥민은 잠도 못 자고 밥도 제대로 못 먹었다. 야구 시구 요청에 NBA 점프볼 요청도 받을 만큼 LA 도시 전체가 열광하고 있다”고 전했다.
‘손흥민의 시대’의 시작을 선포한 MLS는 제2의 메시 신드롬을 기대하고 있다. 디애슬레틱은 손흥민의 데뷔전에 대해 “2023년 메시 데뷔전이 MLS의 새 시대를 알리는 서막처럼 느껴졌다면 손흥민의 등장은 2년이 지난 지금도 MLS의 성장 가능성이 있음을 일깨웠다”고 평가했다. 손흥민도 “MLS를 더 크게 만들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손흥민은 오는 17일 뉴잉글랜드 레볼루션과의 원정 경기에서 지난 10일 데뷔전에 이어 두 번째 경기를 갖는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