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 지수)가 1년여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수출주를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도 증시에 돈이 몰리는 이유가 됐다.
닛케이 지수는 12일 전 거래일보다 2.15% 오른 4만2718.17을 기록했다. 지난해 7월 11일 세운 최고치(4만2224.02)를 1년여 만에 돌파했다. 이날 장중에는 4만2999까지 오르며 4만3000선에 근접했다.
미·일 관세합의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가 첫 번째 이유로 꼽힌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당초 기존 관세에 15%가 추가되는 것으로 공표됐으나 미국이 일괄관세 15%로 수정하기로 하면서 투자금이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간 관세 우려로 보수적인 성향을 보였던 일본 기관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주식을 매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마타 카즈아키 이와이 코스모 증권 수석 전략가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주식 매수를 미뤄왔던 기관 투자자도 사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기업 실적도 주가 상승의 버팀목이 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기업 4~6월 결산 발표에서 악재가 나오지 않았다”며 “관세 협상에 이어 예상보다 견조한 실적이 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엔·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보다 1엔 오른 148엔대가 유지된 것도 수출주 투자심리에 도움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중국과의 관세 휴전을 90일 연장하기로 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업종별로는 도쿄일렉트론(1.08%) 디스코(4.02%) 레이저텍(7.13%) 등 반도체 대형주가 나스닥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상승했다. 도요타(2.96%)와 혼다(2.61%) 등 자동차 업종도 동반 오름세를 보였다.
미국은 일본산 자동차에 품목관세 15%(기존 2.5% 포함)를 부과하기로 합의한 이후에도 25% 관세를 유지해 논란이 일었다. 미국 측이 이를 시정하기로 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