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해병 특검이 군의 채해병 순직사건 초동조사 기록을 경찰로부터 회수하는 과정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을 12일 불러 조사했다. 특검이 수사 개시 이후 현역 의원을 소환한 것은 처음이다. 임 의원은 당시 국가안보실 2차장이었다. 특검은 임 의원 조사에서 당시 기록 회수와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구체적인 지시를 받았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특검은 이날 임 의원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정민영 특검보는 정례 브리핑에서 “임 의원은 국가안보실 2차장을 지내면서 윤 전 대통령의 국방 관련 업무를 보좌했다”며 “초동조사 결과를 국방부에서 재검토하는 과정과 관련해 대통령이 보고받고 지시한 사항을 전반적으로 조사했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이른바 ‘VIP 격노’가 있었던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주재 외교안보 수석비서관회의에는 개인 휴가 일정으로 참석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특검은 그해 8월 2일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조사 결과가 경찰에 이첩됐다가 회수되는 과정에서 임 의원이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 등과 긴밀히 연락한 사실을 확인했다.
특검은 임 의원이 휴가 중에도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조사 기록 회수와 관련한 보고를 받았다고 의심한다. 특검은 이날 조사에서 통화 내역을 근거로 임 의원이 대통령실 및 국방부 관계자와 나눈 통화 내용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정 특검보는 “임 의원은 사건 국면마다 여러 통화(기록)들이 있고, 휴가 중에도 보고받은 통화 내역이 있다”며 “통화 내역만 갖고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없어 조사를 통해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특검은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지난 5일에 이은 두 번째 소환조사다. 전 대변인은 2023년 7월 30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처음으로 초동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회의에 참석했다. 이후 이 전 장관의 지시로 브리핑이 취소된 뒤 언론 대응을 총괄했다.
이서현 기자 hy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