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들의 집단 폭행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자 중국 관영 언론이 ‘중국에 대한 악마화’를 멈추라고 촉구했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12일 사설에서 “올해 상반기 호주에서 중국인이 연이어 폭행당한 것을 단순히 우연의 일치로 치부할 수 없다”며 일부 호주 정치인과 언론의 중국 혐오 조장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호주에선 지난 6일 태즈메이니아주 호바트의 한 쇼핑몰에서 30대 중국인 남성 유학생이 14세 소녀 2명에게 폭행당해 머리를 다쳤다. 지난달 21일에도 중국인 관광객 2명이 호바트에서 저녁 식사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가던 중 각각 15세와 16세 소녀 2명에게 폭행당했다. 지난 5월에는 시드니에서 중국인 부부가 10대 청소년들에게 폭행을 당해 호주 거주 중국인들이 항의 시위를 벌였다. 중국인 유학생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언어적 괴롭힘과 학대, 강도 사건도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들 사건은 최근 수년간 호주의 대중국 정책이 과격해졌기 때문”이라며 “이전 정부에서 ‘중국 위협론’이 근거 없이 조작·확대돼 경제협력은 ‘정치적 침투’로 왜곡되고 문화교류는 간첩 활동으로 비난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념적으로 편향된 일부 언론과 싱크탱크가 중국에 대한 부정적 정보를 대량으로 쏟아내며 중국을 악마화했다”면서 “반중 감정 확산을 맹목적으로 용인하면 궁극적으로 호주의 관광·교육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매체는 구체적으로 고위 공직자들의 과격한 반중 발언 억제, 인종차별에 대한 무관용, 반중 담론으로 이익을 보는 싱크탱크와 거리두기 등을 요구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