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잊혔던 베테랑 타자 노진혁(롯데 자이언츠·사진)이 1군 복귀를 계기로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
전반기 팀 타율 1위에 올랐던 ‘소총 부대’ 롯데는 후반기 주축 부상과 급격한 타선 침체로 고민이 많아졌다. 장타력을 갖춘 노진혁이 타선에서 조커 역할을 해준다면 올 시즌 최대 위기를 이겨내고 상위권 경쟁을 이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롯데는 전반기 팀 타율 0.280으로 2025 KBO리그에서 가장 화끈한 방망이를 자랑했다. 그러나 후반기 타율은 12일 현재 10개 구단 중 가장 낮은 0.243에 그치고 있다. 8월 첫째 주 타율은 1할대(0.192)까지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 팀 내 최다 결승타(11개)에 득점권 타율 0.345로 해결사 역할을 하던 ‘캡틴’ 전준우가 이탈했다. 햄스트링 부상을 입은 전준우는 최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김태형 감독은 전준우의 대체자로 노진혁을 낙점했다. 2군에 머물던 노진혁은 올 시즌 처음으로 1군에 전격 콜업했다. 그가 1군 무대를 밟은 건 314일 만이었다.
그간 부상과 부진이 겹쳐 팀 내 입지가 좁아졌던 노진혁은 지난 6일 1군 복귀전에서 동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 그는 1군 복귀 후 4경기에서 9타수 3안타에 1홈런 2타점 2득점을 올리고 있다.
지난 10일 SSG 랜더스전에선 9회 교체 투입돼 솔로포를 때려냈다. 경기 후반 승부처에 강했던 그가 특유의 클러치 능력을 보여준 것이다. 롯데는 노진혁의 홈런으로 지난 7일부터 이어진 20이닝 연속 무득점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롯데는 준플레이오프 직행이 걸린 ‘3위 수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후반기 주춤한 사이 4위 SSG에 3경기 차로 추격당하는 신세가 됐다. 롯데는 불펜이 후반기 평균자책점 2.48(2위)로 안정을 찾았으나 득점 불발로 승리를 놓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거포가 없는 것도 치명적 약점 중 하나다. 롯데는 올 시즌 팀 홈런(55개) 10위에 그치고 있다. 후반기엔 전 구단 중 가장 적은 7개를 기록 중이다. 두 자릿수 홈런은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10개)가 유일하다.
노진혁은 팀의 위기 상황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할 기회를 잡았다. 롯데는 2023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노진혁을 영입하면서 그의 장타력과 수비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엔 허리 부상 등으로 73경기에만 나왔다. 노진혁은 2020시즌 20홈런을 포함해 커리어 통산 네 차례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