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중국과의 관세전쟁 휴전을 90 일 더 연장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지난 5월 합의한 ‘90일 관세전쟁 휴전’의 마지막 날인 이날 휴전을 90일 더 연장하기로 하면서 일단 미·중 관세전쟁 재개라는 세계 경제의 파국은 피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4월 각각 100%가 넘는 관세 폭격을 주고받으며 대치했다. 그러다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고위급 무역회담을 계기로 각각 115% 포인트씩 관세율을 대폭 낮추기로 합의했다.
당시 양측은 각자 수입품을 겨냥한 추가 관세율 115% 가운데 4월에 부과된 91% 포인트는 취소하고 24% 포인트는 적용을 90일 유예하기로 했었다. 양국은 지난달 28~29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다시 고위급 무역협상을 통해 관세 유예 방안에 잠정 합의했지만 트럼프가 승인을 미뤄왔다. 트럼프의 행정명령 서명 소식이 알려진 직후 중국 정부도 ‘중·미 스톡홀름 무역협상 공동성명’ 전문을 공개하고 양국이 90일 더 휴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또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 기업들에 부과한 수출 통제 조치를 중단하거나 중단을 연장하기로 했다. 중국 상무부는 12일 대변인 명의 입장문을 내고 지난 4월 9일 발표한 미국 기업 12곳 대상 이중용도 물자(군·민간 겸용 물자) 수출 통제 조치를 이날부터 중지한다고 밝혔다. 같은 달 4일 발표돼 5월 미·중 관세전쟁 휴전 합의로 중단됐던 16개 미국 기업 대상 수출 통제 조치는 90일 더 유예하기로 했다. 상무부는 같은 달 미국 기업 17곳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리스트’에 등재해 중국 관련 수출입이나 중국에 대한 신규 투자를 금지한 제재도 중단한다고 밝혔다.
양국이 무역 갈등의 소지를 일단 11월 상순까지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히기로 함에 따라 관세전쟁은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전후로 예상되는 트럼프 2기 첫 미·중 정상회담에서 결론 날 가능성이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트럼프의 참석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는 11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중국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들은 꽤 잘해 왔고 시 주석과 나의 관계도 매우 좋다”고 말했다.
워싱턴=임성수,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