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날에 내가 성령에 감동되어 내 뒤에서 나는 나팔 소리 같은 큰 음성을 들으니.(계 1:10)
On the Lord’s Day I was in the Spirit, and I heard behind me a loud voice like a trumpet.(Revelation 1:10)
요한은 지금 밧모섬에 있습니다. 자유는 제한됐고 공동체는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아무도 그를 찾아올 수 없고 그가 속한 교회는 박해 속에 있습니다. 그의 신앙은 안정감을 느낄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그는 그 자리에서 ‘주의 날’을 기억합니다.
1세기 기독교에서 주의 날은 단순한 주간 예배일이 아니었습니다. 로마 제국은 황제를 숭배하는 날과 제국의 질서에 맞춘 시간을 세웠지만 초대교회는 그것을 거부하고 부활 사건을 중심으로 시간을 새롭게 세웠습니다. 그것이 주의 날입니다. 요한은 그날에 성령에 감동돼 하늘의 음성을 듣습니다. 그리고 다시 힘을 내어 계시록을 기록합니다. 그것이 그에게 주어진 사명이었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상황이 어떠한지 주일성수를 잘 지키고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혹시 삶의 모순과 괴로움이 겹겹이 쌓여 하나님과 관계마저 멀어지게 만들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요한은 밧모에서도 주의 날을 기억했습니다. 복잡한 현실을 품고 단순하게 주어진 길을 걸어갔습니다. 우리도 괴로울수록 주의 날을 기억합시다. 우리가 마주하는 주일예배는 여전히 위대한 희망을 울리는 장엄한 서곡입니다.
김일환 목사 (우.리.가.본.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