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면 놓고 범여권 동상이몽… 민주당 합당설에 조국당은 “자강”

입력 2025-08-12 02:04
조국혁신당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이 조국 전 대표에 대한 광복절 특별사면이 공식 발표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사면·복권이 발표되자 범여권도 손익계산에 분주해진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향후 정치적 행보를 두고 엇갈린 물밑 전망을 내놓으며 동상이몽에 빠졌다. 진보진영 일각에서는 조 전 대표 사면이 부적절하다며 반대 의견을 공개 표명하기도 했다.

김선민 혁신당 당대표 권한대행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누구보다 국민께 감사드린다. 조 전 대표가 자유의 공기를 호흡하게 된 것은 국민 덕분”이라고 말했다. 또 “국민주권정부가 출범했기에 (사면이) 가능했다”며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여권 내에서 제기되는 합당설이나 조 전 대표의 내년 지방선거 출마 전망엔 “너무 앞서간 얘기 아닌가 싶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박지원 의원 등 민주당 일각에서는 조 전 대표 사면에 찬성하며 향후 혁신당과의 연정이나 합당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격전지인 서울·부산 등지에 조 전 대표가 사실상 범여권 후보로 등판할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됐다.

조 전 대표는 최소한의 정비 시간을 가진 뒤 차기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당 운전석에 다시 앉을 전망이다. 전당대회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이르면 오는 10월 말 열릴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조 전 대표가 지휘봉을 다시 잡을 경우 최대 당면 과제는 내년 지방선거·재보궐선거다. 조 전 대표 본인의 선거를 치르는 동시에 당 선거까지 지휘해야 해 녹록지 않은 상황이지만 혁신당 내부에선 기대감이 역력하다. 내년 지선에서 일정 성과를 거둔다면 그를 바탕으로 존재감을 대폭 키울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이 같은 자강론의 배경엔 민주당이 여당이 된 만큼 혁신당이 운신할 폭이 넓어졌다는 계산도 있다. 혁신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우클릭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왼쪽은 누가 챙기느냐”며 “갈수록 우리 운동장은 넓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등 기존 진보정당 자리를 꿰차겠다는 의미다.

이를 반영하듯 진보정당에선 비판도 제기됐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는 “입시비리가 가져오는 사회적 파장, 일련의 사태에 대한 사과·인정이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국민적 공감대가 낮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통합·정상화에 방점을 찍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정치검찰을 제자리에 돌려놓는 것과 함께 정치검찰의 피해자도 명예를 되찾는 것이 당연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여론을 의식한 듯 “비판도 소중히 듣겠다”고 말했다.

송경모 한웅희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