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을 논의하는 알래스카 담판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배제된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추가 3자 회담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까지 포함한 별도 3자 정상회담뿐 아니라 15일(현지시간) 미·러 알래스카 회담에 젤렌스키를 초대하는 방안도 나오고 있다.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은 11일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세 지도자가 모여 분쟁의 종식을 논의할 수 있는 시기와 장소 등을 조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은 3자 정상회담의 구체적 날짜를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와 푸틴의 정상회담이 15일로 예정된 만큼 이후에 젤렌스키도 함께하는 3자 회담 가능성을 거론한 것으로 해석된다. 밴스는 ‘푸틴이 트럼프를 만나기 전에 젤렌스키를 먼저 만나면 좋겠느냐’는 질문에는 “생산적일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밴스는 “가장 중요한 장애물 중 하나는 푸틴이 젤렌스키와 절대 만나지 않겠다고 밝힌 점”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바꾸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살인이 끝나는 상대적인 평화 속에 살 수 있게 하는 어떤 협상안을 찾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이건 누구도 엄청나게 만족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이게 끝날 무렵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둘 다 아마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매슈 휘태커 북대서양조약기구(NA TO·나토) 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CNN 인터뷰에서 알래스카 회담과 관련해 “젤렌스키가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트럼프는 금요일 알래스카에서 푸틴과 회담하기로 했다. 만약 그가 젤렌스키를 초청하는 게 최선의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결정을 내릴 것이다. 아직 결정을 내릴 시간이 있다”고 덧붙였다. 알래스카 회담에 젤렌스키가 참석한다면 개전 이후 처음으로 푸틴과 젤렌스키가 대면하는 회담이 된다.
유럽은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휴전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며 미국을 압박했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로이터통신에 “미국과 러시아 간 모든 합의(deal)에는 우크라이나와 EU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며 “이것은 우크라이나와 유럽 전체의 안보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젤렌스키는 엑스에서 이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자포리자를 공습한 사실을 거론하며 “제재와 압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는 “그들은 살인을 멈추지 않는다. 그들이 찾는 것은 오직 우크라이나를 파괴할 방법뿐”이라며 “러시아가 전쟁을 멈추고 싶어하지 않는다면 경제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와 푸틴의 일방적인 휴전 선언을 우려하며 대러 제재 압박을 촉구한 것이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