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이 김 여사의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루 앞둔 11일 유치장소를 서울구치소가 아닌 서울남부구치소로 변경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서울구치소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수감 중인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검은 “서울구치소 측 요청으로 구금 및 유치 장소를 서울구치소에서 서울남부구치소로 변경하는 내용의 변경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법조계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한 구치소에 동시 수감될 경우 지지자들의 시위가 더 격화될 수 있으니 미리 분리해 놓으려는 취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특검은 총 848쪽 분량의 구속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하며 김 여사의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7일 572쪽, 이날 오전 276쪽의 의견서를 냈다. 12일 영장실질심사에는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참석한다.
특검은 이날 김 여사가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순방 당시 착용한 반클리프아펠 목걸이 의혹과 관련해 서울 서초구 서희건설을 압수수색했다. 특검은 이봉관 회장 사무실이 있는 20층과 회계·재무팀이 있는 19층에서 회계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압수수색영장에는 뇌물 공여 혐의가 적시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특검은 김 여사 오빠 김진우씨의 장모 자택을 압수수색하던 중 김 여사가 나토 순방 당시 착용했던 것과 같은 목걸이를 발견했다. 이에 대해 김 여사는 지난 6일 “15년 전쯤 어머니에게 주려고 홍콩에서 산 모조품”이라고 진술했다.
특검도 이를 모조품으로 판단했다. 다만 특검은 ‘진품 바꿔치기’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반클리프로부터 해당 모델이 2015년 처음 출시됐다고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 측 진술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특검은 최근 반클리프 매장을 압수수색해 국내에서 극소량만 판매된 해당 목걸이를 서희건설 관계자가 구매한 이력을 확인했다. 구입 시점은 2022년 3월 9일 대선 직후로 추정됐다. 특검은 서희건설이 김 여사 측에 목걸이를 건네는 대가로 이 회장 맏사위인 박성근 전 검사가 같은 해 6월 총리실 비서실장으로 임명됐을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김씨 장모 자택에서 발견된 고가 여성시계 ‘바쉐론 콘스탄틴’ 상자와 정품보증서 관련 수사도 확대되고 있다. 특검은 지난 8일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A씨를 불러 “김 여사 요청으로 2022년 9월 백화점에서 시계를 직접 사서 김 여사에게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서씨가 고가 시계를 전달한 대가로 ‘로봇개 경호 사업’ 등 정부사업을 수주한 게 아닌지 의심한다. 서씨는 김 여사 요청으로 시계를 대리 구매한 것이고, 로봇개 사업은 되레 손해를 봤다는 입장이다.
‘집사 게이트’ 수사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김 여사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씨는 12일 체류 중이던 베트남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한다. 특검은 김씨가 귀국하는 대로 그를 체포할 방침이다.
구자창 박장군 박성영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