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베트남 1500억 달러 교역 확대… 원전협력 강화”

입력 2025-08-11 18:56 수정 2025-08-12 00:18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국을 국빈방문한 또럼 베트남 당서기장과 확대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베트남 당서기장의 방한은 2014년 이후 11년 만이다. 김지훈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을 국빈방문한 또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정상회담을 갖고 2030년까지 양국 교역 규모를 1500억 달러로 확대하고, 원전·첨단산업 등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이후 대미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면서 동남아 최대 교역국인 베트남을 새로운 핵심 통상 파트너로 삼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11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럼 서기장과 만나 “베트남은 대한민국에 매우 중요한 이웃 국가”라며 “각국에 나가 있는 기업을 배려하고,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가 더 높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럼 서기장은 “한국은 베트남의 가장 중요한 경제 파트너로, 최근 국방 협력이 강해지고 있다”며 “앞으로 양국이 실질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이바지하겠다. 정부 출범 이후 첫 국빈으로 환대해줘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정상회담 이후 양국은 경제 협력 강화방안을 담은 공동언론발표를 했다. 양국은 교역 1500억 달러를 달성하고, 40억 달러 규모의 경제·발전 협력 촉진 기금을 이행하기로 했다. 베트남 측은 “한국 기업의 투자를 환영한다. 인공지능(AI) 등과 같은 과학기술 분야를 우선 협력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문화·인적 교류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은 연간 500만 명이 오가며 약 10만쌍의 국제결혼이 이뤄지는 사돈의 나라다. 국민,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을 위해 서로 각별히 배려하자”고 말했다. 럼 서기장은 “양국 교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 장관 10명이 베트남 측과 각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 대통령은 럼 서기장 방한 기념 국빈 만찬에서 “오늘 양국이 국책·과학 인프라, 인재 양성 등 분야로도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며 건배사로 ‘쭉슥회!’(베트남어로 건강을 기원합니다)를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단절된 남북 소통을 재개하고 한반도 평화와 공존의 길을 마련해나갈 것”이라며 “베트남도 이 여정에 함께 해주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럼 서기장은 이 대통령 내외를 국빈 자격으로 베트남에 초청했다.

만찬 자리에는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안재욱 배우,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문화예술계·재계 인사들도 함께 했다.

윤예솔 기자 pinetree2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