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인수를 추진 중인 5성급 호텔·리조트 ‘파라스파라 서울’에서 근무할 직원을 선발하기 위한 사내 인사 공고를 띄운 것으로 확인됐다. 파라스파라 인수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식음료(F&B) 분야에서 인수·합병(M&A)을 적극 주도해온 한화그룹 3남 김동선(사진)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프리미엄 리조트를 확보하며 본업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 8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사내 게시판에 파라스파라 기획 담당 직원 선발 공고를 게시했다. 주 업무는 경영기획 관리·지원과 매출·손익 분석, 운영계획 수립 등 기획 분야로 명시됐다.
인수 대상 기업의 인력을 충원하는 것은 실사가 끝나고 경영권 확보가 임박했을 때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기획·경영직은 초기 운영에 핵심적인 직무로, 인수 주체가 서둘러 인력 확보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2021년 8월 개장한 파라스파라는 서울 강북구 우이동에 위치해 북한산 조망이 가능한 프리미엄 5성급 리조트다. 분양형 200개, 일반형 130개 객실을 갖추고 있으며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위탁 운영하고 있다. 소유주인 정상북한산리조트는 박상천 삼정기업·삼정이앤씨 대표와 특수관계자가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선 인수가를 2000억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와 인명 사고로 삼정기업 경영이 악화하면서 나온 매물로, 파라스파라가 가진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승계받는 조건을 조율한다면 실질 인수가는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파라스파라 인수에 나선 배경에는 수도권 입지와 가족 체류형 호텔 수요 증가가 있다. 한화호텔앤리조트는 전국 주요 관광지에 리조트와 숙박시설 12곳을 운영해왔으나 수도권 내 프리미엄 리조트는 없었다. 인수가 성사되면 서울에 5성급 호텔(더 플라자)과 리조트를 모두 보유하게 된다.
김 부사장은 최근 아워홈 인수 등 F&B 사업 확장에 집중하면서 본업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번 리조트 인수는 이를 타개하고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구상에 속도를 내기 위한 행보로도 풀이된다. 그는 지난 5월 인수한 아워홈과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를 연계해 식음·리조트·유통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4월에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을 론칭했으며, 아워홈은 최근 신세계푸드의 단체급식사업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연이은 M&A와 사업 확장으로 인한 재무 부담을 우려하기도 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워홈 지분 58.62%를 약 8695억원에 인수한 이후 부채비율이 올 1분기 197.4%까지 치솟았다. 김 부사장 주도로 들여온 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는 국내 사업 2년 만에 매각 수순에 접어들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파라스파라 서울 인수를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진행 상황 등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