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들의 효과적인 설교 준비를 위해서는 자신만의 집중할 수 있는 장소와 시간을 정하고 설교 틀(방식)을 마련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월드사역연구소(소장 최병락 목사)는 11일 서울 성동구 강남중앙침례교회(최병락 목사) 왕십리성전에서 ‘효과적인 설교준비와 전달방법’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일주일에만 10여개의 설교를 준비해야 하는 목회자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마련한 이번 세미나에는 55세 미만 초교파 목회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강사로 나선 최병락 목사는 먼저 설교 준비를 6단계로 나눠 설명하며 구체적인 실천방법을 제안했다. 최 목사가 첫 번째로 강조한 것은 설교자의 ‘몸’ 만들기다. 그는 “목회자는 말씀 준비에 집중할 수 있는 황금시간과 장소를 정해 방해요소를 줄여야 한다”며 “이는 목회자의 영적·생활적 체질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라고 부연했다.
나만의 설교 틀은 고정된 형식을 통해 설교 준비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성경 본문을 정한 뒤 이를 설명하고 유사한 내용의 다른 성경 본문을 추가한 후 청중에게 적용하는 순서로 설교를 준비할 수 있다. 형식을 만들어 두면 매일 진행되는 새벽기도와 심방 등 바쁜 사역 일정 속에서 짧은 시간에 설교 준비가 가능하다.
이밖에도 최 목사는 설교 원고는 일단 길게 쓴 뒤 줄이는 방식을 권했다. 그는 “준비를 끝낸 뒤 다듬는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것이 필요하다”며 “원고를 추가하는 것보다 줄이는 방식으로 원고를 수정하는 것이 본문에 더 익숙해질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강사로 나선 김병삼 만나교회 목사는 예배의 본질과 설교의 관계를 강조했다. 김 목사는 “교회의 모든 사역은 예배 안에서 설명돼야 한다”며 “목회자는 먼저 자신의 목회철학을 바로 세우고 이를 설교 안에 녹여 성도들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내 경우 예배는 하나님은 물론 듣는 이들과 소통이라고 생각하기에 예배 대상, 설교의 길이나 유형, 옷차림까지 고려한다”며 “성도와 설교 내용에 대해 나누며 피드백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권했다.
이날 두 강연자가 공통으로 제시한 것은 독서 습관을 기르고 글쓰기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었다. 최 목사는 “다양한 책과 글쓰기 연습을 통해 사고의 확장이 이뤄진다”며 “이를 통해 얻는 자료를 공책에 모아 ‘설교 자료창고’를 만들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설교자가 먼저 자신을 채워야 성도에게 나눌 수 있다”며 “독서와 묵상의 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월드사역연구소는 2023년부터 매년 55세 미만 담임목회자 50명을 선발해 세미나를 열고 있으며 서로 교제하고 협력해 각 교회가 성장하도록 돕고 있다. 월드(W.O.R.L.D.)는 각각 예배(Worship) 소그룹(Oikos) 나눔과 섬김(Reaching out) 전도와 선교(Life giving) 제자 양육(Discipleship)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날 설교자하우스(대표 정창균 교수)도 충남 천안 상록호텔리조트에서 2025 여름캠프를 열고 ‘소통을 넘어 변화로 이끄는 설교’에 대해 논의했다. 합동신학대학원대 총장을 지낸 정창균 교수는 강연에서 청중의 변화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설교는 무용지물이고 본문에 근거하지 않은 설교는 감언이설이라고 단언했다.
정 교수는 “설교의 궁극적인 목적은 청중의 변화, 즉 성화”라며 “설교자인 내가 하고 싶은 말이나 청중인 성도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고 싶어 하시는 말씀을 설교해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성도들이 들어야 할 말을 깨닫는 데는 설교자의 깊은 영적 통찰이 필요하며 그들이 알아듣게 만드는 것은 청중에 대한 깊은 애정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13일까지 이어지는 여름캠프에는 박영선 남포교회 원로목사가 ‘성경을 이해하는 관점’을 주제로, 전성식 합동신학대 외래교수가 ‘청중을 성화로 이끄는 본문해석과 설교 실제’를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박윤서 임보혁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