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대표 수묵화가 공재 윤두서의 ‘세마도’ 진본이 321년 만에 최초로 일반 공개된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사무국은 제4회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에서 세마도 진본을 공개 전시한다고 11일 밝혔다. 말을 매어두고 나무 밑에서 휴식을 취하는 두 명의 관리와 강에서 말을 목욕시키는 마부를 소재로 한 그림은 현전하는 공재의 말 그림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세마도는 제작 연대를 기록한 기년작(記年作)이다. 왼쪽 상단에 ‘갑신유월일제(甲申六月日製)’라고 쓰여 1704년에 그린 작품임을 알 수 있다. 공재 나이 37세로 말 그림의 초기 기량을 가늠할 수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른쪽 상단에는 ‘공재지기(恭齋之記)’라는 주문인(朱文印)이 찍혀 있으며, 왼쪽 관서 밑에는 ‘청구자(靑丘子)’와 ‘효언(孝彦·윤두서의 자)’이 날인돼 있다.
하단부 중앙에 위치한 바위 표현은 조선 중기 절파화풍을 계승했지만 소재와 필치는 중기 화가들의 그림과 전혀 다른 중국풍 유형이다. 인물은 정밀하고 자세하게 표현됐다. 강가에서 쉬고 있는 관리들, 나무에 매어진 말들, 강에서 마부가 말을 씻는 장면 등 세 그룹으로 따로 떨어진 요소가 한 화면에서 자연스럽게 통합돼 있다. 이른 시기에 시도한 말 그림임에도 불구하고 말의 근골이 잘 표현됐다. 볼 뼈가 주머니처럼 볼록 뛰어나온 모양은 윤두서 말 그림의 전형적 특징을 보여준다. 세마도는 그동안 학계 논문이나 도록에서 일부 이미지로만 소개되며, 보존 상태조차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윤재갑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총감독은 “고산 윤선도 해남종가의 역사성과 수묵 예술의 철학적 기반 등과 연결된다”고 말했다.
무안=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