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정 지지율 급락… 국민은 예민하게 지켜보고 있다

입력 2025-08-12 01:20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회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각종 현안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며 움직인다는 특징을 가졌다. 취임 후 두 달간 매주 실시된 여론조사는 이 대통령이 무엇을 말하고, 정부가 어떤 정책을 내놓고, 여당이 어떻게 행동하느냐가 대통령 지지율에 즉각 반영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1일 공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 지지율은 급락했다. 전주보다 6.8% 포인트 떨어진 56.5%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조사가 진행된 지난 4~8일의 현안은 주가 폭락을 부른 세제개편안, 이춘석 의원의 주식 차명거래 의혹, 여당 대표의 노골적인 협치 거부, 그리고 조국 윤미향 등 비리 정치인 사면 논란이었다. 정부의 정책, 여당의 행태, 대통령의 사면권 문제가 한꺼번에 작용하자 취임 후 최대 하락폭이 나타났다.

이 대통령 지지율은 완만한 상승기(4주)→소폭 하락기(2주)→반등기(1주)→급락기(1주)의 흐름을 보여왔다(리얼미터 기준). 6월 둘째 주 58.6%로 시작해 7월 둘째 주 64.6%로 정점에 이르기까지 국정의 방점은 ‘통합과 실용’에 찍혀 있었다. 서둘러 야당과 만나고, 경제에 빠르게 대응하며, 밖에선 실용 외교, 안에선 소통 행보를 했다. 그 상승이 멈추고 하락기에 접어든 배경은 인사청문회였다. 이진숙 강선우 등 국민 눈높이와 동떨어진 후보자를 밀어붙이는 모습에 2주간 고전한 지지율은 두 사람의 낙마 후에야 반등했다. 한·미 관세협상 타결 소식까지 더해져 기존 최고치에 근접할 만큼(63.3%) 올랐던 것이 이번 조사에서 허무하게 무너져 내린 상황이다.

이 대통령 지지율의 상승과 하락에 작용한 요인은 극명히 대비된다. 통합을 위해 유연함을 보일 때 국민은 지지를 보냈고, 진영 논리가 고개를 들면 거둬들였다. 관세협상의 실용적 결과물에는 신뢰를, 정치적 잣대가 끼어든 세제개편에는 거친 불신을 표했다. 취임 후 4주간 통합과 실용에 상승한 지지율은 6% 포인트인데, 그에 반하는 행태가 나타나자 1주일 만에 6.8% 포인트가 추락했다. 국민이 이토록 ‘친절하게’ 사안마다 주권자의 생각을 보여준 적은 없었지 싶다. 그런 여론에 정부가 반응하는 진지함의 정도가 ‘국민주권정부’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