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e스포츠 프로 리그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가 정규 시즌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신인왕 경쟁 구도도 명확해지고 있다. ‘디아블’ 남대근(BNK)·‘시우’ 전시우(디플러스 기아)·‘칼릭스’ 선현빈(농심)의 삼파전이다.
지난 4월 개막한 LCK는 이달 31일을 끝으로 총 5라운드 동안의 정규 시즌 일정을 마무리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보인 선수가 생애 단 한 번뿐인 신인왕(루키 오브 더 이어)을 받는다.
유망주를 적극 콜업하는 기조가 중하위권 팀들 사이에 정착되면서 올해는 경쟁력 있는 신인들이 여럿 등장했다. 남대근은 데뷔와 동시에 BNK 피어엑스의 에이스이자 리더로 등극했다. 2007년 10월생으로 17세에 불과하지만 호전적인 플레이와 패기 넘치는 언행으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중꺾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신드롬의 주인공이기도 한 선배 프로게이머 ‘데프트’ 김혁규를 연상케 한다는 평가다. 김혁규는 과거 남대근을 두고 “매치업의 유불리에 따라 어떻게 행동하면 이길 수 있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는 점이 나와 비슷하다고 느꼈다”고 평가했다.
동갑내기 전시우 역시 디플러스 기아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2군 대회에서 군계일학의 활약을 펼친 그는 1년 만에 1군 정예 멤버로 발탁됐다. 남대근과 비슷하게 신인 특유의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이 특징이다.
남대근의 비교군이 김혁규라면 전시우의 비교군이자 롤모델은 ‘제우스’ 최우제(한화생명)다. 최우제는 현재 세계 최고 중 하나로 꼽히는 선수다. 전시우는 그의 경기 영상을 복기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CK 데뷔 후 최우제와 맞대결을 펼치게 된 걸 가장 기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시우가 신인왕을 수상하면 디플러스 기아는 2년 연속 신인왕을 배출하는 팀이 된다. 지난해 수상자는 ‘루시드’ 최용혁이었다. 최용혁과 전시우는 올 시즌 상반기에 디플러스 기아의 두 기둥 역할을 했다.
2025시즌 개막 전부터 1군 데뷔가 확정적이었던 두 선수와 달리 농심의 선현빈은 지난 4월 중간에 콜업됐다. 2군에서 기량을 갈고 닦던 그는 갑작스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신인답지 않은 안정감과 침착함을 앞세워 1군에 자리 잡았다.
신인왕 경쟁에서 남대근과 전시우의 발목을 잡는 건 팀의 성적. 디플러스 기아와 BNK는 전반기에 부진했던 까닭에 하위 스플릿에 속해 있다. 스플릿에서 1위와 2위에 올라있지만 사실상 6위, 7위인 셈이다. 아울러 전시우는 시즌 초의 맹렬했던 기세가 최근들어 한풀 꺾이기도 했다.
선현빈에게도 고충은 있다. 농심은 상위 스플릿에 들어갔지만 같은 스플릿 팀끼리만 대결하는 3라운드부터 6전 전패를 기록 중이다. 상위 3개 팀과의 전력 차이를 극복 못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 가운데 선현빈 역시 내로라하는 경쟁자들, ‘쵸비’ 정지훈(젠지)이나 ‘페이커’ 이상혁(T1)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제 팀별로 남은 경기 수는 6경기. 소속팀의 순위는 5~7위에 밀집해 있고 셋 중 크게 앞서나간 선수도 없다. 남은 경기에서 어떤 활약을 보이느냐에 따라 누구든 막판 뒤집기가 가능하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