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돈보다 사람

입력 2025-08-12 03:05

대통령이 일터 현장에서 발생하는 노동자들의 사망 사고에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다. 외국인 노동자를 잔인하게 괴롭히는 동료 노동자들에게 분노하는 대통령을 나는 처음 보았다. 노동자들이 연달아 죽은 빵 공장에 직접 찾아가 생명을 희생하면서 생명의 상징인 빵을 만드는 경영은 잘못된 것 아니냐고 꼬치꼬치 따지는 대통령의 모습은 차라리 신기해 보일 정도였다. 올해만 네 명의 생명을 희생시킨 건설회사의 면허 취소를 검토하라는 대통령의 서슬 퍼런 메시지는 단호하고 신선했다. 나는 “경제도 돈보다 사람이 우선이다”는 말을 이 나라의 대통령 입에서 들을 줄은 몰랐다. 그 말은 종교적 신념처럼 들렸다.

그렇다. 돈 때문에 생명을 희생하는 행위는 하나님의 심판 대상이다. 약 3000년 전쯤 하나님은 이스라엘에 명령하셨다. “네가 새 집을 지을 때에 지붕에 난간을 만들어 사람이 떨어지지 않게 하라 그 피가 네 집에 돌아갈까 하노라.”(신 22:8) 인부의 피 값을 건축주에게 묻겠다는 하나님의 산업재해 예방 요구다. 노동자는 노동을 파는 경제 자원 이전에 하나님이 창조하신 존엄한 존재임을 기억하라는 말씀이다.

이효재 목사(일터신학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