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 동생’ 고지원, 고향서 생애 첫 승

입력 2025-08-11 01:23
고지원이 10일 제주도 서귀포시 사이프러스 북-서 코스에서 열린 KLPGA투어 하반기 첫 대회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생애 첫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KLPGA

고지원(21·삼천리)이 고향 제주에서 ‘60전 61기’에 성공하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생애 첫 우승을 기록했다. 고지원은 지난 6월 맥콜·모나 용평 오픈에서 우승한 고지우(23·삼천리)의 친동생으로, 이날 우승으로 47년 역사상 한 시즌 자매 동반 우승이라는 기록을 수립했다.

고지원은 10일 제주도 서귀포시 사이프러스 북-서 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하반기 첫 대회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골라잡아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21언더파 267타를 기록한 고지원은 노승희(24·요진건설)의 집요한 추격을 2타 차로 뿌리치고 우승 상금 1억8000만원을 획득했다.

고지원은 전날 일몰에 걸려 4개 홀을 마치지 못해 잔여홀 경기를 치른 뒤 2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갔다. 5번(파5)과 6번 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았을 때만 해도 낙승이 예고됐다. 하지만 노승희의 집요한 추격에 2타 차 간격을 더 벌리지 못해 쫓기는 신세가 됐다.

15번 홀(파4)에서도 위기가 왔다.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하고 세 번째 샷도 핀과 3m가량 떨어졌다. 그러나 신예답지 않은 두둑한 배짱으로 파세이브에 성공하며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노승희가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탭인 버디를 잡자 고지원은 1m가량의 챔피언 버디 퍼트로 응수했다. 그린 주변에서 기다리고 있던 언니 고지우로부터 눈물의 축하 포옹을 받았다.

고지원은 “첫 우승을 고향에서 하게 돼 기쁘다. 어린 시절 삼다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프로가 돼 이 대회에 출전하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 그 꿈을 이루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런 성적을 거둔 것도 언니의 도움이 컸다”며 생애 첫 우승의 공을 언니에게 돌렸다.

노승희가 단독 2위(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 지난 대회 우승자 윤이나(22·솔레어)는 이다연(28·메디힐)과 공동 3위(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대회를 마쳤다.

서귀포=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