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장 교환술’ 국내 항노화 의료에 도입… 혈장 속 독소제거로 젊음 되찾는다

입력 2025-08-12 02:11

콩팥·심장·간 이식이나 자가 면역질환 치료 등에 주로 활용돼 온 ‘혈장 교환술(TPE)’이 국내 항노화 의료에 본격 도입됐다. 해외에선 혈장 교환술의 이른바 ‘회춘 효과’가 보고된 바 있다.

아이디병원은 최근 오한진(사진) 전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를 엑소밸런스센터장으로 영입하고 혈장 교환술을 항노화와 건강증진 서비스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혈장 교환술은 전문 장비를 이용해 혈액의 55%를 차지하는 액체 성분 즉, 혈장을 바꾸는 방법이다. 원심분리 방식을 통해 혈장을 빼낸 후 5% 알부민 용액과 다른 혈장을 첨가해 다시 몸속으로 넣어 준다. 혈장에 들어있는 독소와 염증 물질, 미세 플라스틱 등 신체 기능에 나쁜 영향을 주고 노화를 유발하는 물질들을 제거하는 것이다. 오 센터장은 11일 “최근 해외 논문에 의하면 46명 대상 직접 혈장 교환술을 시행한 결과 생체 나이가 2.6년 젊어진 것으로 확인된 결과가 있다”면서 “항노화에 적용 가능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혈장 교환술은 장기 이식 시 혈액형이나 조직 적합성이 맞지 않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해, 또는 자가 면역질환의 면역 항체 제거를 위해 쓰인다. 최근엔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원인 물질(베타아밀로이드) 제거에도 이용되기 시작했다.

오 센터장은 “세르게이 영의 저서 ‘역노화’에서 이제는 노화가 불가역적인 것이 아니고 치료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항노화가 역노화라는 말로 바뀌는 것이 곧 현실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화를 늦추는 것에서 노화를 거스르는 시대가 될 것으로 확신하며 현재 시행 가능한 노화 대응 방법으로 혈장 교환술을 시도해 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혈장 교환술의 항노화 치료의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해 오 센터장은 “완벽한 방법이 있으면 그걸 하면 되겠지만 사람 대상으로 시행하는 방법은 아직 많은 연구와 실험결과가 필요하다”며 “혈장 교환술은 이제 신체 나이를 되돌릴 수 있다는 기초적 근거가 만들어지고 있는 만큼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