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광복절에 열리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임명식’에 다수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대표들이 초청됐다. 이 대통령이 ‘AI 3대 강국 도약’을 핵심 국정 과제로 내걸고 AI 스타트업 생태계 육성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점이 초청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최근 국내 AI 반도체와 생성형 AI 등 AI 관련 분야에서 활약 중인 스타트업 대표들에게 8·15 광복절 80주년 행사와 함께 치러지는 국민임명식 초청장을 발송했다. 초청을 받은 기업들은 대부분 참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부는 당일 행사에 8개 분야 시민 대표들을 선발해 초청했다. 이번 국민임명식은 국민 주권을 위한 축제라는 취지 아래 분야별로 다양한 시민 대표 1만명이 참석한다. 독립유공자·국가유공자, 군인·경찰·소방관 등 제복 입은 시민, 사회적 참사·산업재해 유가족, 전직 대통령 내외와 야당 지도부, 국회의원들도 초대를 받았다. 이 대통령이 국민과 함께 국가의 미래 비전과 정책 방향을 공유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이중 ‘AI 신산업을 책임질 기업인들과 연구인’ 분야에 AI 스타트업들이 다수 초대됐다. 이달 초 ‘국가대표 AI’를 개발하는 5개 정예팀 중 하나로 선발된 업스테이지와 정예팀 컨소시엄에 합류해 한국형 AI 독자 기술 개발에 동참할 퓨리오사AI, 뤼튼테크놀로지스 등도 초청장을 받았다.
퓨리오사AI는 AI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으로 최근 총 1조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오른 곳이다. 올해 초 미국 메타로부터 1조원대 인수 제안을 받았지만 이를 거절하고 독자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는 길을 택했다. 뤼튼테크놀로지스는 한국어 문장 구조와 맥락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한국어 특화 생성형 AI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 업체는 해외에서 먼저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AI 분야 독자 역량 강화’ ‘국내 AI 기업의 글로벌 진출 지원’ ‘K-AI 생태계 중심 전략’ 등을 강조해 왔다.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100조원 규모의 ‘AI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을 내세우며 AI 산업에 대한 정책 금융 확대와 규제 혁신을 공언했다. 이번 국민임명식에 AI 스타트업들을 초청한 것도 AI 육성 의지를 재확인하는 행보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국민임명식을 통해 그간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과학기술 관련 정책이 국정 의제의 중심으로 공식 자리매김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국민임명식 초청은) 기술 개발에 매진하는 기업들이 국가 정책 추진의 중요한 일원으로 인정받았다는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