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은 소녀가 무대 중앙으로” 김주애 조명한 NYT

입력 2025-08-10 18:30
지난 4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와 함께 5000t급 신형 구축함 ‘최현호’ 진수식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를 집중 조명했다. 처음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2022년 11월부터 최근까지 공개된 사진과 영상을 바탕으로 김주애가 유력한 후계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8일(현지시간) “북한이 김정은의 ‘사랑하는 딸’을 후계자로 띄우는 방식”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주애가 처음으로 모습을 나타낸 이후 촬영된 사진과 영상을 분석했다. 신문은 “김주애는 아버지 곁의 수줍은 소녀에서 무대 중앙을 공유하는 당당한 인물로 변모했다”고 평가했다.

김정은은 2022년 11월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앞에서 김주애의 손을 잡고 등장해 딸을 세상에 알렸다. NYT는 “김주애는 아버지의 뒤에 있거나 옆자리에 앉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전면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2023년 11월 김주애가 중앙에 위치하고 뒤에 김정은이 서 있는 사진이 공개됐고, 이에 대해 NYT는 “김정은이 자신의 ‘2인자’ 위치를 스스로 허락한 것”이라며 김정은의 의도대로 연출된 사진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3월 강동종합온실 시찰 보도에서 조선중앙통신은 김주애를 ‘위대한 영도자’라고 소개했다. NYT는 이를 두고 북한 역사상 최고지도자와 그의 후계자에게만 부여되는 칭호라고 강조했다. 또 김주애의 공개활동 39회 중 24회가 군 관련 행사였다며 “군 수뇌부를 상대하는 방식을 가르치는 셈”이라고 전했다.

옷차림도 달라졌다. 2022년 첫 공개 당시 하얀색 패딩 점퍼를 입은 김주애는 평양의 상류층 엘리트들과 다름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털 깃이 달린 가죽 코트, 맞춤형 투피스 정장 등 점점 격식을 갖추고 권위적인 모습으로 변했다.

NYT는 “만약 그녀가 공식 후계자로 지명된다면 북한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최고지도자가 되는 것”이라며 “이는 세계적으로 가장 가부장적이고 군사화된 사회에서 핵무기를 보유한 새로운 여성 지도자가 탄생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