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답십리역 2번 출구 앞 건물 지하, 면적 991.7㎡(약 300평) 규모의 전시장 ‘답십리 아트랩’에선 ‘모든 아름다운 것들 중에 빛나다’는 주제의 미술 전시가 열리고 있다. 오는 23일까지 진행되는 아트미션(회장 양지희)의 올해 정기전으로, 38명의 기독 작가가 세상의 아픔에 대한 고민을 풀어낸 그림과 설치 미술 등이 전시돼 있다.
최근 전시장에서 만난 양지희 회장은 “기독교 예술과 공동체가 지역 사회와 공동체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작품 대다수는 기독교 색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김미옥 작가는 프랑스와 미얀마 등 지리적으로 떨어진 공간을 화폭에 함께 담아 하나님이 다스리는 영역에 대한 동질감을 표현했고, 양 회장은 윤동주 시인의 ‘눈 오는 지도’에서 영감을 얻어 위안부 등 질곡의 역사에 대한 아픔을 그렸다. 화가 고흐가 사랑한 매춘부를 모티브로 웅크린 채 숨은 여인을 형상화한 조혜경 작가는 세상 곳곳의 사각지대를 향한 하나님의 긍휼을 담담히 드러냈다. 성경 구절을 여러 겹 필사한 추상화를 그린 박혜성 작가는 “작품을 보고 ‘빛이 보인다’고 평가한 승려도 있다. 예술은 종교를 넘는 소통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아트미션 고문이자 미술평론가인 서성록 안동대 명예교수는 “아트미션 회원들이 함께한 독서 토론한 신학자인 리처드 마우의 ‘그 분은 모든 것 가운데서 빛난다’는 데서 이번 전시 주제를 가져왔다”며 “일상에서의 크고 작은 의미를 찾아보자는 취지이며 그런 기대감이 출품작 한 점 한 점에 실려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민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언제나 세상과 소통해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작품을 종교화시키는 것을 지향하고 상처 난 세상과 함께 아파하는 다정한 이웃이 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전시 마지막 날인 23일엔 ‘기독교 예술과 공동체의 회복’ 주제의 포럼이 진행된다.
아트미션은 현재 경기도 안산의 한 다문화센터에서 작품 전시를 하면서 그곳의 아이들과 공동 작업으로 새로운 작품을 만들고 있다. 매년 11월에 열리는 청년 기독교 작가 대상 교육 캠프는 올해 4회째 맞는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