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직접 쓰면서 읽는 말씀의 기쁨 깨달아”

입력 2025-08-11 03:03
임동규 청현재이 말씀그라피선교회 대표가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스튜디오에서 말씀 쓰기의 유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임동규(61) ‘청현재이 말씀그라피선교회’ 대표는 캘리그래피라는 말이 생소하던 1990년대 후반부터 손글씨를 활용했던 1세대다. 당시 광고회사를 운영하던 임 대표에게 캘리그래피는 그저 예쁜 광고를 만드는 돈벌이 도구였다. 그러던 중 말씀을 손으로 쓰는 말씀그래피(성경 말씀+캘리그래피)의 힘을 알게 되면서 캘리그래피는 믿음의 도구이자 선교의 도구가 됐다.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스튜디오에서 만난 그는 “회사가 어려웠던 시기에 마음이 힘들어서 우연히 성경 말씀을 썼는데 그 위로가 너무나 컸다”면서 “눈으로만 읽는 말씀보다 내 손으로 직접 쓰면서 읽는 말씀의 기쁨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2012년 선교회를 창립한 임 대표는 말씀그래피 교육에 제일 큰 힘을 쏟았다. 이는 그가 선교회 창립 전 만났던 한 목회자 아내와의 일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 임 대표는 캘리그래피를 배우고 싶어 찾아온 사모를 다른 협회와 연결해줬다.

그는 “그때는 내 재능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기 싫었던 교만함이 있었다”며 “나중에 그 사모님이 협회에서 배우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무거웠다. 하나님께서 내가 가진 것을 다른 이들과 나눠 활용되게 하라는 음성을 주셨다”고 고백했다.

말씀그래피 교육은 말씀선교사 파송으로도 이어졌다. 임 대표에게 배운 성도들은 선교팀을 구성해 전국 곳곳에서 말씀그래피로 선교를 진행했다. 교회 행사에 초청받은 말씀선교사들이 성경 말씀이나 가훈을 써주면 비기독교인도 그렇게 기뻐할 수가 없었다. 대만에 파송된 선교사들을 위한 교육도 꾸준히 진행해서 대만에서는 말씀그래피를 활용한 노방전도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임 대표는 “코로나19 때도 줌 수업을 이어가는 등 영혼 구원을 향한 선교사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특히 초교파로 모여 연합으로 선교를 한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말씀깃발전’도 선교회의 자랑거리다. 부활절 기간, 거리에 성경 말씀이 나부끼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말씀깃발전은 신학대학 교정을 거쳐 서울 마포구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 일대로 확대되기도 했다. 지금은 각 교회가 자유롭게 내려받도록 해 매년 3000여개 교회가 활용하고 있다.

이밖에도 크리스천 문구 기업 그레이스벨을 통해 다양한 캐릭터를 통한 복음 전파도 이어가고 있다. 임 대표는 “그레이스벨은 디자인 도용이나 상표권 분쟁 같은 어려움도 있었고 기독교 티를 덜 내라는 유혹도 있었으나 본질을 놓지 않고 사역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선교회 사역을 담은 책 ‘주님 오늘도 말씀을 씁니다’(섬김과나눔)를 발간하고 그동안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글로 나눴다. 그는 “이 책은 하나님께서 나를 통해 어떻게 일하셨는지를 기록한 그분의 흔적”이라며 “앞으로도 말씀그래피를 통한 은혜 나눔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