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빠진’ 북·미대화 가능성에… 미국 “관심”

입력 2025-08-08 18:46 수정 2025-08-08 18:51
연합뉴스

한·미가 그동안 수차례 확인했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가 향후 북·미대화 재개 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비핵화 협상은 하지 않겠다’는 북한의 입장과 관련해 미국 정부에서 “관심을 갖고 주목하고 있다”는 발언이 나왔다. 우리 정부는 “한·미 공동의 목표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북한 비핵화 의제의 ‘패싱’ 가능성을 일축했다.

세스 베일리 국무부 동아태국 부차관보 대행은 7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열린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 연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김여정(북한 노동당 부부장·사진)의 최근 담화를 포함해 북한 지도부에서 나온 고위급 성명들을 봤다”며 “김여정의 담화를 관심을 갖고 주목하고 있다(note with interest)”고 밝혔다.

이를 두고 미국이 향후 북·미 협상 테이블에서 북한이 불편함을 드러낸 비핵화 문제를 제외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 전달을 시도하는 등 지속해서 손을 내밀고 있다. 북한 측은 미국 움직임에 무시로 일관했으나 지난달 29일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해 처음으로 입장을 냈다. 김 부부장은 담화문을 통해 “우리 국가의 핵보유국 지위를 부정하려는 그 어떤 시도도 철저히 배격될 것”이라고 했다. 비핵화를 목표로 한 협상엔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그 외 다른 목적의 대화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현욱 세종연구소장은 “트럼프가 원하는 대북 정책의 목적과 우리의 목적이 달라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며 “북한보다는 중국 위협 대응이 현재 미국의 주요 목표인 만큼 미국 본토의 안보 차원에서 비핵화보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제거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 정부는 베일리 대행의 발언과 관련한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외교부 관계자는 “북한의 비핵화는 한·미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일치된 목표로서 이를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그동안 북한이 미국과 관련해 대응하지 않다가 갑자기 공식 입장이 나오니 관심 있게 보겠다는 취지로 읽힌다”고 설명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