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 워치8’ 시리즈를 앞세워 디지털 헬스케어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손목 위 인공지능(AI) 주치의가 지속적으로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해 기존 ‘치료’ 중심의 헬스케어 패러다임을 ‘예방’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최종민(사진)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 헬스 하드웨어 개발그룹 상무는 7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빌딩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스마트워치의 가장 큰 장점은 늘 착용하고 있기에 내 건강 상태를 꾸준히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일상을 함께 하는 ‘컴패니언(동반자) 디바이스’로서 고객의 건강한 생활 습관 형성을 돕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공개한 갤럭시 워치8 시리즈에 건강 전반을 관리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추가했다. 먼저 ‘취침 시간 가이드’는 사용자가 3일간 워치를 착용하고 수면을 기록하면 생체 리듬과 수면 욕구(피로도) 등을 분석해 최적의 취침 시간을 추천해준다.
세계 최초로 항산화 지수 측정 기능도 탑재됐다. 바이오 액티브 센서로 5초 만에 체내 항산화 성분인 카로티노이드 수준을 측정해 부족 혹은 적정 수준을 표시해준다. 항산화 물질은 몸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 활성산소를 제거해주는 역할을 한다. 피부 카로티노이드는 채소·과일 섭취 지표로서 암이나 각종 만성 질환 예방에 참고할 수 있는 데이터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심혈관 건강 관리 기능도 강화됐다. 혈액량과 경직도를 지속적으로 측정해 혈관 스트레스 수준을 분석하고 초기 상태 대비 증가 혹은 감소 정도를 제공한다. 심전도(ECG) 모니터링을 통해선 정기 검진에서도 발견하기 어려운 이소성 박동(불규칙한 심장 박동)을 감지할 수 있다. 뇌졸중과 심부전 위험을 높이는 이소성 박동을 초기에 발견해 선제적 대응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2013년 웨어러블 센서와 알고리즘 개발을 시작한 이래 기술 고도화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생체전기 임피던스 분석센서(BIA)는 스페이스X 우주비행사들의 건강을 모니터링하는 데 사용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젤스(Xealth)’를 인수해 병원 시스템과 사용자 건강 정보의 연동 등 생태계 확장을 추진 중이다.
최 상무는 “갤럭시 워치 9, 10 시리즈를 위한 선행연구를 준비하고 있으며 많은 대학·스타트업과도 협력하고 있다”며 “헬스 데이터에 AI 기술을 접목해 질 높은 건강 가이드를 제공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윤선 기자 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