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를 써보시겠어요?”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 로비 한쪽 간이 책상 앞에 참가자들이 말없이 펜을 들었다. 수신인은 한국에 사는 이주민 어린이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이들에게 참가자들은 “당신은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라고 조심스럽게 적었다. 7일 제19회 선교한국대회가 한창인 가운데 참가자들은 선교단체 박람회 부스에서 이 같은 체험을 하고 있었다.
제19차 선교한국대회가 7일 폐막했다. ‘세상의 희망, 예수’를 주제로 지난 4일 시작됐으며 6일 저녁 열린 오픈 집회에는 약 5000명이 참석했다. 외국인 100여명을 포함해 전 세계 20여개국에서 청년들이 모였다.
대회는 4일 ‘나의 희망 예수’ 5일 ‘교회의 희망 예수’ 6일 ‘민족의 희망 예수’ 7일 ‘열방의 희망 예수’ 순으로 진행됐다. 대회 기간 44개 단체가 참여한 선교단체 박람회도 참가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뜨거운 집회가 펼쳐진 예배당 바깥에선 또 다른 방식으로 참가자들을 선교적 삶으로 초대했다. 참가자들은 해외에서 사역 중인 선교사들로부터 선교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일상 속에서 선교적 삶을 살 수 있는 법을 경청했다. 특히 국내에서 선교적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 주목받았다.
위디국제선교회(대표 문창선 목사)는 국내 이주민 대상 예배처소를 안내하고 이주 아동을 위한 격려 손편지 쓰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들은 이주민 선교훈련 참여도 독려했다.
LAMS(Life As Missions, 대표 우현창)는 ‘가르치지 않는다’는 구호를 내세우고 선교사와 참가자들이 함께 커피를 나누며 삶을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부스를 운영했다. 김령 생태 선교사(인터서브) 이창진 문화예술·미디어 선교사(WEPLANT) 등이 직접 현장에서 참가자들을 만났다. 대회 사무국은 부스를 돌며 받은 스티커를 인증한 참가자에게 선물을 주는 기획 행사도 마련했다.
지태현(17·아이자야식스티원 예술학교)군은 “예배와 선교를 어떻게 섬길 수 있을지 늘 고민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새로운 방식의 선교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함께 온 임하준(17·원동교회)군은 “선교는 좋은 환경에서만 하는 줄 알았는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묵묵히 사역하는 선교사들의 이야기를 듣고 존경심이 생겼다”며 “나도 선교사로 헌신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2년마다 열리는 선교한국대회는 단순한 대형 집회가 아니다. 선교에 대해 눈을 뜨고 동참을 결단하는 동원의 장이다. 1988년 출범 후 누적 참가자만 6만6000여명에 달하며 그중 약 3만6000명이 선교에 헌신한 것으로 선교한국 사무국은 자체 집계했다. 최욥 사무총장은 “이번 대회는 세상을 바꾸라는 명령이 아니라 예수님을 희망으로 발견하라는 초대”라며 “좁은 길을 걷는 증인의 길에 동행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글·사진=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