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 아닌 훈련으로, 공존의 통일 제시

입력 2025-08-08 03:27

분단 80년을 맞는 한반도 현실은 녹록지 않다. 북한이 남한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면서 남북관계는 더욱 경색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 책은 한반도 평화에 대한 현실적 접근을 시도한다.

저자는 한반도 평화를 민족적 당위가 아닌 남북 주민들의 일상과 생존을 위한 현실 과제로 봤다. 그가 제시한 해법은 단순하다. 남북이 유엔에 각각의 국가로 가입한 현실을 수용하자는 것이다. 북한을 자극하면서 평화를 기대할 수 없으며 전쟁을 준비하기보다 평화를 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로의 체제를 인정하지 않은 채 일방적 통일만을 준비한다면 전쟁의 불씨가 되살아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저자가 직접 확인한 세계 각국의 경험담이 담긴 것도 이 책의 특별한 점이다. 유럽연합의 통합과정, 튀르키예의 동서양 연결 역할, 독일 통일 과정 등을 통해 분단 극복의 다양한 사례를 제시했다. 특히 서로 다른 체제 간의 평화공존이 궁극적 통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역사적 교훈을 강조했다.

피스메이커를 ‘갈등하는 양쪽을 이해하고 소통의 다리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정의한 저자는 이를 위해 이념적 편견을 버리고 현실을 받아들이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