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은 6일 김 여사 소환조사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시작으로 공천개입 의혹과 통일교·건진법사 청탁 의혹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검 출석 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던 김 여사는 막상 진행된 조사에서는 제기된 의혹들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특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 KT광화문웨스트빌딩 12층에서 조사를 받았다. 특검은 김 여사와의 티타임은 생략한 채 곧바로 조사에 돌입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이 첫 조사 혐의였고, 특검 측에서는 한문혁 서울동부지검 형사5부장검사가 투입됐다. 인훈 울산지검 형사5부장검사(공천개입 의혹), 김효진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 부부장 검사(건진법사 청탁 의혹) 등의혹을 직접 수사했던 검사들도 차례로 조사에 나섰다. 특검은 조사 과정에서 김 여사를 ‘피의자’로 호칭했고, 조서에도 피의자로 기록했다.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를 주가조작의 ‘공범’으로 보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조사에서 서울고검의 재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김 여사-미래에셋증권사 직원’ 간 통화 녹취록을 제시하며 주가조작을 사전에 인지한 것은 아닌지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화 녹취에는 ‘계좌 관리자 측에 수익의 40%를 줘야 한다’ 등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지한 정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계좌만 맡겼을 뿐 자세한 사항은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답변했다고 한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김 여사는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간 김 여사는 영부인이 당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고, 명씨와는 대선 때부터 친분이 있어 통화한 것일 뿐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20대 대선을 앞두고 3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결과 81회를 무상으로 받고, 그 대가로 2022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명씨가 돕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다.
특검은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 재산신고 누락 의혹 등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특검은 당시 목걸이와 김 여사 오빠의 장모 자택에서 발견된 모조품이 동일한 것인지 물었다. 김 여사는 “15년 전 구입해 어머니에게 선물했고, 순방 때는 소지한 목걸이 중 착용할 만한 게 마땅치 않아서 모조품이지만 어머니에게 선물한 것을 빌려서 착용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특검은 통일교 측이 김 여사에게 교단 현안을 청탁할 목적으로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고가의 선물을 건넸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추궁했다. 특검팀은 청탁용 선물인 6220만원 상당의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1000만원대 샤넬 가방 구매 영수증을 토대로 김 여사에게 선물을 받은 적이 있는지 물었다. 김 여사 측은 “받은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는 취지로 반박했다고 한다.
박재현 박장군 양한주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