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세 이상 경제활동 1000만 돌파… 뉴노멀된 ‘노·노 돌봄’

입력 2025-08-07 00:03 수정 2025-08-07 11:20

고령층(55~79세)이 동년배를 돌보는 ‘노(老)·노(老) 돌봄’ 현상이 통계로 확인됐다. 지난 5월 고령층 경제활동인구(취업자+실업자)가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산업별로는 보건복지업 종사 비율이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이들에 대한 제도적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2025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5월 고령층 고용률은 59.5%로 1년 전보다 0.5% 포인트 상승했다. 2005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로, 2020년 이후 5년째 상승세다.

고령층 인구 자체가 늘어난 것이 주된 이유다. 고령층 인구는 1644만7000명으로 15세 이상 인구의 36.0%를 차지했다. 이중 고령층 경제활동인구는 1001만명으로 처음 1000만명을 돌파했다. 고령층 취업자도 978만명으로 집계됐다. 고령층 경제활동참가율은 60.9%로 지난해보다 0.3% 포인트 상승해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고령층 취업자들이 주로 종사하는 산업은 보건·사회·복지(13.7%) 분야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보건·사회·복지 분야에는 요양병원·요양원·보육시설 등에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종이 포함된다”며 “2023년까지만 해도 산업별 순위 2위였는데 고령화에 따른 돌봄 수요가 늘어나면서 지난해부터 1순위로 올라섰다”고 설명했다.

특히 노인들의 신체·가사활동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요양보호사의 경우 고령층 종사 비율이 압도적이다. 사회보장정보시스템(행복e음)에 연계된 인력신고 자료를 보면 지난 6월 기준 요양보호사는 55~64세가 30만3715명, 65세 이상은 29만6553명으로 전체 등록 인원(69만8521명) 중 86%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지원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직업훈련과 교육비를 지원하는 ‘국민내일배움카드’는 75세 이상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취업 의지가 높아도 나이 탓에 훈련 기회를 얻기 어려운 셈이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 고령층 인구의 69.4%(1142만1000명)가 일하기를 원하고 이들이 평균 73.4세까지 일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제도를 현실에 맞게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년 전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해 70대 아내를 돌보고 있는 박규득(81)씨는 “학원에 등록하고 시험에 통과해 자격증을 얻기까지 전부 사비를 써야 했다”며 “당시 80대 수강생도 꽤 있었는데 정부 지원이 하나도 없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세종=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