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해킹 사태 여파로 전년 대비 40%가량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자 이탈로 인한 매출 감소와 유심(USIM) 교체, 대리점 영업중지에 따른 손실 보상 등 비용 증가의 이중고가 반영된 결과다. SK텔레콤은 향후 인공지능(AI) 분야 사업에 집중하며 고객 신뢰 회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6일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4조3390억원, 영업이익은 338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1.9%, 영업이익은 37.1% 감소했다. 순이익은 76.2% 줄어든 830억원이었다. 2분기 실적에는 지난 4월 발생한 해킹 사태 여파가 그대로 반영됐다. 3년 전 시작된 해킹으로 사실상 전체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취됐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불안한 고객들의 이탈이 이어졌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공개된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 수 추이를 보면, 지난해 2분기(1620만명)부터 매 분기 증가세를 유지하던 가입자 수는 올해 2분기 처음으로 20만명 감소세로 돌아섰다. 해킹 사태 이후 SK텔레콤을 이탈한 고객만 최소 60만명으로 파악된다.
SK텔레콤은 고객 감소로 인한 매출 하락보다 사태 수습을 위한 일시적 비용 지출이 실적 부진의 더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전 고객의 유심을 교체하고 영업 중단 기간 동안 손실을 본 판매점에 지급한 보상금이 영업비용으로 잡혔다는 것이다. 번호이동에 따른 위약금 면제 비용은 아직 실적에 반영되지 않았다.
전반적인 매출 감소 속에서 AI 사업은 성과를 냈다. AI 데이터센터 사업은 가동률이 상승하면서 13.3% 증가한 1087억원 매출을 올렸고, AIX 사업은 B2B 솔루션 판매 확대에 힘입어 15.3% 성장한 468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만회에 도움을 줬다. SK텔레콤은 2027년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울산 AI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양섭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통신회사의 근간인 고객 신뢰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믿고 궁극적으로 기업 가치를 향상시키겠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