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명 투약분 코카인’ 부산항서 적발

입력 2025-08-06 18:54
부산지검과 부산세관 관계자가 6일 부산지검 대회의실에서 지난 5월 부산신항에 입항한 선박의 컨테이너에서 압수한 코카인을 공개하며 사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압수한 코카인은 600㎏으로 부산항 역대 최대 규모의 마약류 적발이다. 연합뉴스

부산항에서 시가 3000억원 상당의 코카인이 적발됐다. 1회 투약량(0.03g) 기준 2000만명이 동시에 흡입할 수 있는 분량이다. 부산항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의 마약 적발이며, 국내 전체로는 두 번째로 많은 양이다.

부산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팀장 윤국권 강력범죄수사부장)과 부산세관은 지난 5월 10일 부산신항에 들어온 화물선의 컨테이너에서 코카인 600㎏을 적발해 전량 압수했다고 6일 밝혔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코카인은 중남미에서 선적돼 제3국에서 회수될 예정이었으나 회수되지 못한 채 부산까지 운반된 것으로 파악됐다. 세관은 5월 9일 미국 마약단속국(DEA)으로부터 우범 컨테이너 정보를 제공받아 즉각 추적에 나섰다.

컨테이너는 정보 입수 다음 날 부두로 하역됐다. 검색장비(ZBV)로 스캔 중 이상 음영이 확인됐고, 개장 검사에서 방수 포장된 꾸러미 12개가 발견됐다. 각 꾸러미에는 1㎏짜리 백색 블록 50개가 들어 있었다.

수사당국은 선장과 선원 27명을 조사했지만 밀수 연루 정황은 없었고 국내 연계 가능성도 없다고 결론 내렸다. 컨테이너는 중남미에서 출발해 일본 등을 거쳐 부산에 도착했으며 최종 목적지는 중국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항을 통한 코카인 밀수 적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1년 아보카도 수입 컨테이너에서 400㎏, 지난해 냉동 컨테이너 기계부에서 33㎏, 선박 시체스트(엔진 냉각을 위한 해수 흡입구)에서 100㎏이 각각 발견됐다.

부산세관 관계자는 “부산신항의 물동량이 많아 밀수 경로로 이용되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국제 공조를 통해 마약류 국내 유입을 원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