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돌아온 안중근 글씨 ‘녹죽’ 첫 공개

입력 2025-08-07 01:22
광복 80주년을 맞아 안중근 의사의 유묵 ‘녹죽’(綠竹·푸른 대나무)이 처음으로 대중에 공개된다. 일본인 소장자가 보관해오던 것을 지난 4월 구혜정 여사가 9억4000만원에 낙찰받았다. 작품은 오는 12일부터 서울 덕수궁 돈덕전에서 열리는 특별전 ’빛을 담은 항일유산’에서 만나볼 수 있다. 주식회사 태인 제공

광복 8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1879∼1910)가 순국 직전 남긴 글씨가 처음으로 대중에 공개된다.

주식회사 태인은 오는 12일부터 10월 12일까지 서울 덕수궁 돈덕전에서 열리는 ‘빛을 담은 항일유산’ 특별전에서 안 의사의 유묵 ‘녹죽’(綠竹·푸른 대나무)을 선보인다고 6일 밝혔다. ‘녹죽’이 공개되는 것은 처음이다.

태인 측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안 의사를 비롯한 독립운동가의 숭고한 정신을 문화예술과 역사 유산을 통해 함께 기리고자 전시를 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녹죽’은 일본 소장자가 보관해 오다 지난 4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고(故)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딸 구혜정 여사가 9억4000만원에 낙찰받았다. 구 여사는 안중근의사숭모회 이사로 활동 중인 이상현 태인 대표의 어머니다. 그동안 안 의사 관련 우표, 엽서 등 유품과 자료를 찾아 기증해 오던 이 대표가 구 여사를 도왔다. ‘녹죽’은 구전돼 오던 오언시집 ‘추구’(推句)의 한 구절로, 안 의사의 지조와 절개를 상징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가유산청이 주최하는 특별전에서는 ‘녹죽’과 함께 안 의사의 또 다른 유묵 ‘일통청화공’(日通淸話公)도 전시된다. 이 작품은 안 의사가 1910년 중국 뤼순(旅順) 감옥에 투옥 중 일본인 간수 과장 기요타(淸田)에게 써준 것으로, 이 대표의 부친인 이인정 아시아산악연맹 회장이 2017년 경매에서 낙찰받았다.

‘녹죽’은 오는 21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국립합창단 연주회 ‘뮤지컬 영웅, 국립합창단과 만나다’에도 깜짝 외출해 공개된다. 국립합창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 대표가 공연 기획에도 참여했다.

손영옥 미술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