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에 AI활용” 고백한 스웨덴 총리… “우리가 챗GPT를 뽑았나” 반발 직면

입력 2025-08-07 01:23
사진=AP연합뉴스

스웨덴 총리가 국정 운영 과정에서 정기적으로 인공지능(AI)에 조언을 구한다는 사실을 밝혔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5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울프 크리스터손(사진) 스웨덴 총리는 지난 3일 경제지 다겐스 인더스트리(Di)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오픈AI의 챗GPT와 프랑스의 르샤를 자주 사용한다고 밝혔다. 크리스터손 총리는 “다른 사람들은 무엇을 했지? 우리는 완전히 반대로 생각해야 할까? 이런 질문에서 다른 의견을 들으려 AI를 쓴다”고 말했다. 이어 총리실 직원들도 일상 업무에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은 총리의 AI 사용을 비판하고 나섰다. 일간지 아프톤블라데트는 사설을 통해 “총리가 빅테크 재벌의 AI 광기에 빠졌다”며 “최악의 경우 총리가 어떤 질문을 했는지 미국 서버에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I 전문가인 버지니아 디그넘 우메오대 교수는 “AI는 정치적 문제에 의미 있는 의견을 제시할 능력이 없고 단지 AI를 만든 사람의 견해를 반영할 뿐”이라며 “우리는 챗GPT를 대표자로 뽑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총리가 AI가 아닌 전문가 집단을 활용해야 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반면 Di는 사설에서 “총리가 업무에 AI를 활용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AI의 위험성만 보는 사람이 국가를 운영한다면 훨씬 더 나쁜 상황일 것”이라고 총리를 옹호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AI 사용시) 당연히 보안에 민감한 정보가 들어가지는 않는다”며 “참고용으로 사용되는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크리스터손 총리는 지난 6월 유럽연합(EU)의 AI 규제법 시행을 일시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등 AI 규제 완화에 적극적인 입장이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