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나니 이는 하나님은 사랑이심이라.”(요일 4:8)
대학교에서 ‘전도의 실제’라는 과목을 강의할 때마다 스스로 놀란다.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을 비웃었던 무신론자가 학생들에게 복음 전도자가 되라고 외치고 있으니 말이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10대 시절 나는 자상하신 아버지, 헌신적인 어머니, 사랑 많으신 외할머니, 무신론적 실존주의와 과학주의, 민족주의를 기반으로 한 삶의 철학, 빛나는 성적표, 칭찬과 인정, 끈끈한 우정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그러나 중3 때 아버지, 고3 때 외할머니와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스무 살 당시 나에겐 두 동생만 남았다. 몸도 이상이 생기고 대학교도 떨어지고 우정도 산산조각이 났다. 사랑하던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삶의 방향까지 헤매고 있었다.
성공대로만 달릴 줄 알았던 인생이 삶의 뿌리까지 흔들리며 인생의 목적,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가 들었다. 대학에서 만난 조교가 나를 기독 학생동아리로 인도했다. 모임 후 그 동아리에서 만난 간사와 인생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했다.
그 간사는 거듭 하나님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나는 기독교에 대해 공격적인 비판을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는 몇 시간에 걸쳐 나의 반기독교적인 질문을 모두 변증했다. 하나님의 본질을 모르고 비판했음에 반성하는 마음이 들었다.
다음 날 어쩌면 하나님이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다. 그리고 “내가 너를 사랑한다”라는 소리와 함께 온몸이 뜨거워졌다. 세상에서 가장 무가치하다고 느끼던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시는 하나님의 사랑에 감격했다. 요한일서 4장 8절의 하나님은 사랑이라는 말씀이 내 인생의 나침반이 되는 순간이었다.
나는 이제 더 이상 고아가 아니다. 하나님께서 나의 아버지가 되시고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로 영생의 소망을 갖게 됐으며, 무엇보다 인생의 삶의 목적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는 것이라는 알게 됐다.
기독교인이 된 후 금방 신학을 하겠다는 결심을 한 건 아니었다. 그런데 진로를 놓고 기도하는 중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는 음성을 들었다. 며칠간의 씨름 후에 나는 세상의 것을 추구하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을 사랑하겠다고 결단했다. 이후 삶의 진로와 전공과 방향은 하나님의 은혜 속에서 이뤄졌다. 내게 모든 것이 다 사라진다 해도 하나님이 함께 계신다는 약속을 믿기에 나는 오늘도 그의 사랑에 힘입어 사명자의 길을 걷고 있다.
<약력> △한국얌스펠로쉽 아카데믹위원장 △한국선교신학회 편집장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 전도및교회성장연구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