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머릿속에는 기발한 생각과 혁신적인 해법, 그리고 반짝이는 창의력이 씨앗처럼 자리 잡고 있다. 이 씨앗들은 크기도 모양도 색깔도 모두 다르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씨앗이 있어도 척박한 땅에 흩어져 있다면 울창한 숲으로 자라나기 어렵다. 비옥한 토양은 울창한 숲 조성을 위한 필요조건인 셈이다.
혁신 생태계를 울창한 숲으로 비유한다면 이를 위한 비옥한 토양은 발명 교육이라 할 수 있다. 발명 교육은 아이들이 일상에서 호기심을 갖고 문제 해결을 위한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능력을 키워 혁신 인재로 자랄 수 있게 한다. 비옥한 토양이 영양분과 환경을 제공하듯 발명 교육은 아이들의 다양한 생각과 창의력을 발전시켜 혁신 생태계를 만든다.
특허청은 아이들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실제로 꽃 피울 수 있도록 1988년부터 매년 학생발명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 학생발명전시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대전 대신고 학생의 ‘무동력 환풍기 환기 성능 개량형 상시 작동 유도 구조체’는 산업 현장에서 빈번한 밀폐 공간 질식 사고라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자연 빗물을 이용해 환풍기의 회전력을 개선하고 환기 성능을 향상시키는 구조다.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경남 거제시 상동초 학생의 ‘쉽게 박고 뺄 수 있는 둥근 머리 회전팩’은 가족과의 캠핑 경험에서 비롯됐다. 기존 캠핑팩이 땅에 박거나 뺄 때 많은 힘이 필요하다는 점, 혼자 캠핑을 즐기는 사람이나 여성 캠퍼도 쉽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 착안해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렛대 원리와 회전 구조를 적용했다. 이 발명들이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각 학교에서 운영되는 발명교실, 발명교육센터의 체계적인 지원과 교육이 있었다. 발명 교육은 문제 발견에서 창의적 탐구, 실생활 적용에 이르는 과정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씨앗을 심어 그 열매를 맺을 수 있게 한다.
특허청은 창의의 씨앗이 전국 어디서나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정책적 토양을 가꾸고 있다. 2017년 제정된 ‘발명 교육의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발명 교육을 단순한 체험 활동이 아닌 창의적 문제 해결력과 사고력 개발, 발명의 생활화, 산업재산권에 대한 이해 증진까지 포괄하는 국가적 책무로 규정하고 있다. 이 법에 따라 특허청은 권역별 광역발명교육지원센터와 전국 207개 발명교육센터를 설립하고 전문교원 양성, 창의 발명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전국 어디서나 공정하고 전문적인 발명 교육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이다.
창의력의 씨앗은 이미 우리 아이들에게 존재한다. 필요한 것은 그것이 튼튼한 뿌리를 내려 탐스러운 열매로 자라도록 응원하는 따뜻한 관심이다. 발명 교육 확대는 ‘진짜 성장’을 위해 추진해야 하는 시급한 과제다. 발명 교육이란 토양을 통해 아이들의 씨앗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더욱 푸르고 풍요롭게 만들 것으로 믿는다.
김완기 특허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