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의 계좌관리인이자 측근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5일 구속됐다.
남세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 전 대표에 대해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김건희 특검은 지난 1일 이 전 대표에 대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 여사를 통한 ‘재판 청탁’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1차 주포’인 이모씨에게 집행유예형을 선고받게 해준다는 조건 등으로 2022년 6월~2023년 2월 총 25차례 839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이 전 대표가 이씨에게 “김 여사나 VIP(윤 전 대통령)에게 얘기해서 집행유예로 나오게 해주겠다”는 취지로 언급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최후 진술에서 “지금 특검의 무리한 행태에는 유감 표명을 넘어서 두려움을 느낀다”며 “특검은 수사 본류인 도이치모터스, 삼부토건과 관련해서 저를 단 한 차례도 소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세 차례 소환조사에 성실하게 임했다”며 “특검이 증거물을 압수수색해 인멸할 수도 없다”고 항변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전 대표 측은 영장심사에서 이씨가 자신을 만났다고 주장한 장소와 일시 등이 실제 동선과 다르다며 별도의 알리바이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특검은 해당 알리바이를 충분히 신뢰하기 어렵고 이 전 대표가 다른 장소에 있었다는 명백한 증거가 되기 어렵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남 부장판사는 심문 도중 자료가 맞는지 직접 검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서 김 여사 계좌를 관리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가 ‘멋쟁해병’ 단체대화방에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고 올린 메시지는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연관돼 있다. ‘임성근·조병노 구명 로비’ 의혹에도 그의 이름이 등장한다. 특검은 최장 20일의 구속기간 동안 이 전 대표를 집중 수사해 김 여사와의 연결고리를 찾는 데 집중할 전망이다.
구자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