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외국인 관광객의 미용성형에 대한 세금 환급 폐지 방침을 밝히자 중국 남부 휴양지 하이난이 의료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이번 기회에 한국 등 외국을 찾는 중국인 의료관광객을 끌어들여 의료관광 허브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하이난성은 전날 연간 41만명인 의료관광객 수를 2027년까지 150만명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매년 최소 40종 이상의 국제 혁신 의약품과 의료기기를 도입하고 2~4개 실증연구용 시범제품이 중국에서 출시되도록 추진하기로 했다.
SCMP는 “의료관광의 최대 경쟁 상대인 한국이 최근 정책 변경으로 매력을 잃을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하이난성이 의료관광 허브로 거듭나려는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31일 발표한 ‘2025년 세제개편안’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서 미용성형을 받으면 부가가치세를 되돌려주는 조세특례를 올해로 종료한다고 예고했다.
영국 컨설팅업체 딜로이트의 지난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중국의 의료·미용 해외관광객 중 62%가 찾는 최대 의료관광지다. 중국인 응답자의 약 70%는 ‘해외 치료의 높은 가성비’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고 38%는 의료 시술과 전통 관광의 결합에서 오는 매력을 꼽았다.
중국은 해외로 몰리는 의료관광객을 국내로 돌리고 외국인 방문객도 유치하기 위해 2013년부터 하이난성에 의료관광 특구인 보아오러청 국제의료관광시범구를 조성했다. 이곳에선 중국에서 상용화되지 않은 의약품과 의료기기도 수입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