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기 특별검사가 이끄는 김건희 특검팀이 6일 수사 정점인 김건희 여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김 여사 공개 소환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4월 4일 파면되면서 김 여사가 영부인 지위를 잃은 지 124일 만이다.
5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여사는 6일 김건희 특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빌딩 앞 포토라인을 거쳐 출석할 예정이다. 김 여사 측 관계자는 “진술거부권 행사는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며 “하나하나 기억나는 대로 소상히 진술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은 김 여사를 일반 피의자와 동일하게 대우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김 여사 측은 건강상 이유를 들어 오후 6시 이전 조사 종료와 휴식시간 보장 등을 요청했다. 오정희 특검보는 “통상의 절차에 따라, 법과 원칙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사는 검찰에서 파견된 부장급 검사가 맡고, 민 특검과의 사전 티타임은 없을 전망이다.
제기된 의혹이 방대한 만큼 조사는 수차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앞서 김 여사 측에 보낸 출석요구서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개입 의혹,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청탁 의혹을 포함했다.
특검은 전날 고가 장신구의 재산신고 누락 의혹, 허위사실 공표 의혹을 포함한 추가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김 여사가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순방 당시 착용한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 등의 재산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공직자윤리법 위반), 윤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이던 2021년 10월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오히려 손해를 보고 나왔다”고 한 발언에 대한 것이다.
특검은 김 여사 측의 달라진 진술이나 새롭게 확보한 압수물 등을 수사 돌파구로 삼을 전망이다.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에 대한 진술 변화가 대표적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재산신고 누락 논란이 불거지자 지인에게 빌린 장신구라고 해명했다. 그런데 김 여사 측은 지난 5월 서울중앙지검에 해당 목걸이는 모조품이라는 취지의 진술서를 냈다.
특검은 지난달 25일 김 여사 오빠 김모씨의 장모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던 중 김 여사가 순방 때 착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목걸이를 압수했다. 다만 해당 목걸이는 진품 일련번호가 없는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바꿔치기’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김씨 장모 자택에서 발견된 이우환 화백의 그림 등에 대해서도 특검은 김 여사와의 연관성을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윤모 전 통일교 세계선교본부장이 건진법사 전씨를 통해 김 여사 측에 전달한 그라프 목걸이와 샤넬백의 행방도 특검의 규명 대상이다. 특검은 영수증을 확보했으나 실물은 찾지 못했다. 김 여사 측은 이를 받은 적 없다는 입장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공천개입 의혹은 검찰 단계에서 수사가 진척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검은 이미 확보된 관계자 진술과 물증을 제시하며 김 여사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구자창 차민주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