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김건희 오늘 포토라인 선다… 특검, 첫 공개 소환

입력 2025-08-06 00:04

민중기 특별검사가 이끄는 김건희 특검팀이 6일 수사 정점인 김건희 여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김 여사 공개 소환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4월 4일 파면되면서 김 여사가 영부인 지위를 잃은 지 124일 만이다.

5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여사는 6일 김건희 특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빌딩 앞 포토라인을 거쳐 출석할 예정이다. 김 여사 측 관계자는 “진술거부권 행사는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며 “하나하나 기억나는 대로 소상히 진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 소환조사를 하루 앞둔 5일 특검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빌딩 앞에 카메라와 방송 장비 등이 놓여 있다. 권현구 기자

특검은 김 여사를 일반 피의자와 동일하게 대우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김 여사 측은 건강상 이유를 들어 오후 6시 이전 조사 종료와 휴식시간 보장 등을 요청했다. 오정희 특검보는 “통상의 절차에 따라, 법과 원칙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사는 검찰에서 파견된 부장급 검사가 맡고, 민 특검과의 사전 티타임은 없을 전망이다.

제기된 의혹이 방대한 만큼 조사는 수차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앞서 김 여사 측에 보낸 출석요구서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개입 의혹,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청탁 의혹을 포함했다.

특검은 전날 고가 장신구의 재산신고 누락 의혹, 허위사실 공표 의혹을 포함한 추가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김 여사가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순방 당시 착용한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 등의 재산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공직자윤리법 위반), 윤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이던 2021년 10월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오히려 손해를 보고 나왔다”고 한 발언에 대한 것이다.

특검은 김 여사 측의 달라진 진술이나 새롭게 확보한 압수물 등을 수사 돌파구로 삼을 전망이다.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에 대한 진술 변화가 대표적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재산신고 누락 논란이 불거지자 지인에게 빌린 장신구라고 해명했다. 그런데 김 여사 측은 지난 5월 서울중앙지검에 해당 목걸이는 모조품이라는 취지의 진술서를 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했던 것으로 알려진 여론조사 업체 미래한국연구소의 김태열 전 소장이 5일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는 모습. 뉴시스

특검은 지난달 25일 김 여사 오빠 김모씨의 장모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던 중 김 여사가 순방 때 착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목걸이를 압수했다. 다만 해당 목걸이는 진품 일련번호가 없는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바꿔치기’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김씨 장모 자택에서 발견된 이우환 화백의 그림 등에 대해서도 특검은 김 여사와의 연관성을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윤모 전 통일교 세계선교본부장이 건진법사 전씨를 통해 김 여사 측에 전달한 그라프 목걸이와 샤넬백의 행방도 특검의 규명 대상이다. 특검은 영수증을 확보했으나 실물은 찾지 못했다. 김 여사 측은 이를 받은 적 없다는 입장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공천개입 의혹은 검찰 단계에서 수사가 진척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검은 이미 확보된 관계자 진술과 물증을 제시하며 김 여사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구자창 차민주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