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청바지 광고, 트럼프가 힘 싣자 주가 폭등

입력 2025-08-06 00:14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소호지역 건물에 ‘시드니 스위니는 훌륭한 진을 가졌다’는 카피의 ‘아메리칸 이글’ 청바지 광고가 걸려 있다. UPI연합뉴스

백인 우월주의 논란에 휩싸인 미국의 청바지 광고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 지지하면서 해당 청바지 브랜드의 주가가 폭등했다. 나치의 우생학을 연상케 하는 광고라는 비판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인사들은 진보 진영의 ‘정치적 올바름(PC)’이 과하다며 공격하고 나섰다.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의류 브랜드 ‘아메리칸 이글’의 청바지 광고다. 할리우드 인기 배우 시드니 스위니가 출연해 청바지를 입는 모습과 함께 “청바지는 부모에게서 물려받는다. 종종 머리색, 성격, 심지어 눈동자 색까지 결정한다”는 내레이션이 깔린다. 마지막에는 “내 청바지는 파란색이다”고 말한다.

다른 편의 광고에서는 영어 발음이 같은 유전자(genes)와 청바지(jeans)의 언어유희를 활용했다. 스위니가 벽에 쓰인 ‘Great Genes(훌륭한 유전자)’라는 문구 중 ‘Genes’에 줄을 긋고 ‘Jea ns’라고 덧쓰는 장면이 나온다.

이 광고는 최근 유튜브에 공개돼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스위니가 공화당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그를 진보 진영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J D 밴스 부통령은 한 팟캐스트에서 “민주당이 스위니를 나치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고,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은 “청바지 광고에서 백인 우월주의를 읽어낸다는 게 멍청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트럼프도 가세했다. 그는 4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서 “스위니는 공화당 등록 유권자이며 지금 가장 뜨거운 광고에 출연했다”며 “청바지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잘하고 있다. 시드니!”라고 응원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아메리칸 이글은 23.65% 오른 13.28달러를 기록했다.

트럼프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날 사임한 영국 자동차 브랜드 재규어랜드로버의 최고경영자(CEO) 에이드리안 마델을 겨냥했다. 트럼프는 “재규어는 멍청하고 지나치게 ‘각성된(WOKE)’ 광고를 만들었고 그건 완전한 재앙이었다”고 지적했다. 마델은 성소수자를 옹호하는 듯한 광고를 선보였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