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마를 선언한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친한(친한동훈) 성향의 당원 표심이 당락에 결정적 영향력을 미칠 수 있어서다. 한 전 대표가 ‘반(反)극우 연대’에 기초해 간접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전 대표 팬카페 ‘위드후니’에는 지난 1일 전대 투표 지침이 게재됐다. 한 전 대표의 지지 선언을 받은 후보에게 투표하고, 지지 선언이 없을 경우 투표는 각자 판단에 따르자는 것이다.
친한계 당원은 최소 1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한 전 대표는 지난 대선 경선 당원투표에서 15만5961표를 얻었고, 위드후니 회원 수는 약 9만5000명에 달한다. 한 전 대표는 대선 이후에도 당원 배가운동을 전개했다.
한 전 대표는 5일 “침몰이 예정된 윤 어게인과 부정선거 음모론을 극복하고 쇄신과 개혁, 이재명 정권 견제를 당당하고 유능하게 감당할 수 있는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따라 표심은 일단 ‘친한계 최다선’ 조경태 후보에게 쏠리는 분위기다. 그는 최근 “마지막까지 한동훈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출마에 대한 의견 교류는 없었다고 한다.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 후보에게도 일부 표가 갈 가능성이 있다. 안 후보는 최근 한 전 대표와의 오찬 회동에서 당의 극우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한 바 있다.
당내에선 주진우 후보를 ‘숨은 찐한’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그는 비상계엄 직후 사태 수습을 위해 이뤄진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한 전 대표의 비공개 회동에 배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탄핵 국면에선 법적 절차 문제를 지적하며 반대 입장에 섰다. 현재는 탄핵 찬반 구도를 깨야 한다는 중립 스탠스를 표방하고 있다.
친한계 표심이 반탄(탄핵 반대) 진영 후보 견제에 집중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때 한 전 대표 최측근으로 꼽혔지만 지금은 반탄 선봉인 장동혁 후보 견제론이다. 친한계 내에서는 “장 후보만큼은 안 된다”는 반감이 강하다. 이에 김문수 후보 측은 “장 후보가 극단으로 갈수록 표심은 당선 가능성이 큰 우리에게 쏠릴 것”이라며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눈치다.
정우진 이강민 기자 uzi@kmib.co.kr